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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과 우든 피쉬의 화려한 앙상블

2020-02-14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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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희 해금 독주회

▶ 우든 피쉬 정기 연주회 7일부터 3일간 펼쳐져

해금과 우든 피쉬의 화려한 앙상블

9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린 우든 피쉬 앙상블 정기 연주회에서 해금 연주자 이승희 교수<왼쪽>가 바이올리니스트 일라나 블럼버그와 함께 이중주를 펼치고 있다.

우든피쉬 앙상블이 주최하는 2020년 정기 연주회 및 이승희 해금 독주회가 2월7, 8, 9일 3일간 스탠포드, SF 오울드 퍼스트 등에서 펼쳐졌다. 7일 스탠포드 대학교 내 캠블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스탠포드 음대 초청 이승희 해금 독주회에서는 한국의 전통음악 ‘상령산’, ‘해금산조’ 그리고 나효신의 ‘구름 스터디’, ‘또출네의 춤 III’ 등이 연주됐으며 8일 캠블 리사이틀홀, 9일 샌프란시스코 오울드 퍼스트 콘서트 시리즈에서는 우든 피쉬 앙상블 2020년 정기공연으로서 한국의 민요 ‘긴 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이 가야금과 해금으로 연주됐고, 미국의 포크송에 기반을 둔 프레드릭 쉐프스키 작곡 ‘Which Side Are You On?’ 이 피아니스트 토마스 슐츠에 의해, 이어 나효신의 작품 ‘가야금과 해금 이중주’, ‘해금과 바이올린 이중주’, ‘해금과 베이스 고토 이중주’, 해금을 위한 독주곡 2개가 연이어 울려퍼졌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를 비롯 미국 초연도 여러 개 있었으며 세계초연곡 등 국적과 문화적 배경은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한 무대에서, 5명의 연주자들이 모두 본연 악기를 훌륭하게 펼쳐 갈채 받았다.

우든 피쉬 앙상블의 나효신 작곡가는 이번 공연에 많은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들이 참석하여 음악을 감상했으며 특히 아리랑 음악 등에 심취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며 동양의 전통음악과 동시대 작곡가의 실험성 있는 음악을 고집스럽게 연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청중이 늘어나는 모습이 기쁘고 다양한 인종, 연령층은 우든피쉬앙상블의 정체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나씨는 또 “작품 6곡을 사흘 동안 3회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작곡가로서 매우 기쁜 일이었으며 특히 오랜 세월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해 온 연주자들의 공연이라서 더욱 감회가 깊었다. 특히 스페셜 게스트로 모신 이승희 교수는 어린 연주자였을 때부터 함께 공연을 한 바 있었고 오래 전에 샌프란시스코에 초청한 바도 있었는데 세월이 흐른 후 중년의 음악가로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에 흐뭇함을 느꼈다. 함께 5박 6일 동안 생활하며 음악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눌 수 있었던 이승희 선생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베이지역에 머물면서 해금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이승희 교수는 공연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한 뒤 10일 아침 귀국길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연주는 두 번째였다. 이번 일정은 이곳에서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공연이었기에 짧은 기간 동안 음악회 준비를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햇살, 바람이 가득한 곳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리허설을 하며 나효신의 작품 등 음악으로 가득찬 하루하루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시간에 만난 바이올린, 고토, 가야금 연주자들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악기로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연주회를 할때 느껴지는 관객들의 숨죽인 집중력과 연주를 마쳤을때 돌아온 큰 박수는 이 지역의 관객들이 우리의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고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해금이라는 악기는 우리의 전통악기이지만 그 어떤 악기와 연주하느냐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의 관객들은 우리의 전통음악을 연주할때도, 현대음악을 연주할때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있었기에 더욱 이 음악회가 의미있게느껴졌다.

해금 연주자 이승희와 함께한 우든 피쉬 앙상블은 2021년 2월에 있을 정기 공연에도 한국의 가야금 연주가를 초청, 역시 3회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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