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에 발명된 플라스틱은 영어로 ‘유연하게 변하는’이란 뜻의 형용사가 명사로 변한 단어로 우리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용품이 되었다. 현재 우리는 먹고 자고 입고 생활하는 일거수일투족에 플라스틱을 쓰고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는 물론 음식을 담는 용기 및 입는 옷 등 값싸고 가볍고 강한 플라스틱 제품은 개인의 생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페트병, 우유병, 화장품 용기, 쇼핑백, 칩 봉지, 컵, 집락 봉지, 칫솔, 크고 작은 러그 및 깔개 등 늘어나는 수요와 함께 플라스틱 생산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15년 3억8,000만 톤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매년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 플라스틱의 30%를 공급하고 이를 포함하여 아시아 국가들이 전체의 50%를, 미국이 약 20%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 생산된다. 2018년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누계는 94억 톤으로 이는 16온스 페트병 약 340조 개에 해당한다. 세계 인구의 4만4,000배가 넘는 숫자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10%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땅 속에 묻어도 자연 분해되기까지 스티로폼 컵은 50년, 일회용 기저귀는 450년, 낚시줄은 6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난 12월호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매 1분마다 페트병 100만개가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 버려져 그 많은 플라스틱이 지구 어디인가에 남아있다고 보고되었다. 일부는 땅 속에, 일부는 땅 위에, 일부는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16년 5월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에만도 최소 480만톤에서 최대 1,27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1997년 발견된 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쓰레기섬은 2009년에는 두배 가까이 커져 한반도의 7배에 이르게 되었다. 바다 쓰레기섬의 90%가 5조 개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덮여있다고 한다. 이 플라스틱을 바다 동물들이 먹어 어류 35%의 뱃속에 미세한 플라스틱이 들어있으며 이는 생선 음식으로 인간의 몸속에 들어오게 되어 우리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선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는 소금의 90% 이상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으며 몸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건강을 해치고 있다. 세계 평균의 2배인 1인당 연평균 3.9kg을 섭취하는 한국 국민에게는 소금과 함께 미세 플라스틱이 많이 들어올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공해가 지구 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8억5,000만 톤의 온실개스가 플라스틱 제조와 수거된 제품의 연소에서 발생했다. 이는 대형 석탄발전소 190개에서 발생하는 온실개스의 양과 같다.
플라스틱 공해를 저감하는 방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절제하고 재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의 원료는 석유이므로 페트병 7만2,000개를 재활용하면 4배럴의 석유가 절약된다.
이미 옥수수 녹말로 만든 컵이 생산되어 자연 분해 가능한 용품이 시판되고 있으며 플라스틱 제품을 태워 열 생산하는 방법 등 효율적인 재활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과학자들은 미생물들이 분해할 수 있는 플라스틱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실현되기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한 모든 플라스틱 용품을 깨끗이 씻어 다시 사용하여 공해를 줄이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만약 페트병을 30번 정도 씻고 다시 사용한다면 맥주, 물 또는 탄산음료 병의 생산을 75%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빨대 안 쓰고 음료수 마시는 운동도 많이 확산 되어야 하겠다. 플라스틱 봉지의 사용을 줄이거나 안 쓰는 운동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야 하겠다. 우리가 깨끗이 물려받은 이 지구를 후손에게도 그대로 물려주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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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일리노이대 명예 석좌교수, 조지 메이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