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콜(robocall)이란, 미리 녹음된 메시지를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주로 선거캠페인이나 텔레마케팅회사에서 사용하는 전화를 말한다. 테크놀로지가 시시각각 업그레이드되면서, 이 로보콜을 사용하는 사기행각이 늘어나 수많은 시니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유타 주의 한 부부는 최근 15만달러의 피해를 입었는데 이들 역시 사회보장연금이나 사회보장번호 카드로 시작된 사기행각의 피해자들이다. 나 역시 작년에 내 사회보장번호가 불법행위에 사용되어 나를 체포하라는 영장이 발부되었다며 속히 답신을 하라는 겁나는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메시지에 남겨놓은 전화번호를 보니까 지역번호가 240으로 마치 매릴랜드 근처 어디에선가 나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회보장국에서 21년간 근무한 경력으로, 사회보장국에서는 절대 그런 험악한 전화를 걸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그냥 무시해버렸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자주 이 사기행각에 말려든다.
유타 주의 부부 역시 내가 받은 전화와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부인의 사회 보장번호가 마약밀매단의 돈세탁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마약단속기관(Drug Enforcement Agency)에서 너를 곧 체포할 것이라고, 그리고 마약밀매단이 당신의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하여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더하여, 부부의 모든 은행계좌가 압류될 것이라고 협박을 하니 은행의 모든 잔고를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해외 계좌로 이체해버렸다. 얼마 후 다시 그들로부터 집을 담보로 모기지를 신청해서 돈을 이체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신고를 했다고 한다.
해마다 시니어들이 입는 피해는 3,800만달러 정도라고 한다. 이제는 엄연히 FBI라면서 그들의 전화번호가 찍히고 기프트카드를 사서 보내라고도 하니 이 사기행각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사회보장국 웹 사이트의 맨 위를 보면 빨간색으로 “나의 사회보장번호 카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글이 눈에 뜨인다. 이곳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적혀있다. 첫째, 당신의 사회보장번호에 문제가 있을 때 사회보장국에서는 공문을 발송한다. 일반적으로 당신이 사회보장국에 연락하여 전화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거나 사회보장국과의 지속적인 업무관계가 있을 시에만 연락을 취한다.
둘째, 사회보장국 직원들은 베네핏을 약속하거나 개인정보 또는 돈을 교환하는 조건으로 당신을 협박하지 않는다. 사회보장국 직원들은 또한 사람들의 사회보장번호가 일시 중단되었다고 말하지도 않고, 사회보장 베네핏의 승인 또는 인상을 약속하며 정보교환을 하지 않는다.
전화상으로 크레딧 또는 데빗 카드 번호를 묻지 않는다. 선불된 데빗 카드나 기프트카드 등의 특정 수단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회보장국에 진 빚을 항소절차를 거치지 않고 갚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와 개인정보를 요구한다거나 또는 현찰, 기프트카드, 선불된 데빗 카드 그리고 송금을 요구한다면 늘 신중을 기해야한다.
끝으로 절대로 전화를 건 사람들에게 지불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의심 가는 전화를 받았거나 사회보장국 직원을 사칭한다는 의심이 들 때는 바로 전화를 끊어야한다. 개인정보, 돈,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얼마전 사기행각에 말려든 한인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메시지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묻는 대로 답을 하고 사회보장번호까지 주었다고 했다. 은행계좌번호를 달라는 요청에 아차 싶어 경찰에 신고하고, 사회보장국에 다른 번호를 발급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위에 열거한 사회보장국의 공지사항을 주위사람들과 공유하여 한인 시니어들이 재정적인 손실이나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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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 전 연방사회보장국 공보실 선임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