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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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늑장 대응 비난받아 마땅하다

2020-01-31 (금) 김지나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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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생한 우한폐렴은 호흡기를 통해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인데 이번에도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은폐와 늑장대처로 확진환자가 7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계속 늘어나 온 세계가 떨고 있다.

미국은 우한 시로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을 실어왔고 뒤이어 한국도 한국인을 데려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선진국으로서 자국민을 살리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은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마땅히 해야할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시작점이 수산시장이라는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중국사람들은 날아다니는 건 비행기를 빼고 다 먹고, 굴러다니는 건 타이어를 빼고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신선한 동물의 피가 건강에 좋다며 살아있는 모든 걸 상거래하는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사실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전통에도 문제가 있지만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자세에서 한국과 중국, 아시아의 빨리빨리 문화의 장단점도 생각해보게 된다.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하기보다는 대충이라도 누가 더 빨리 먼저 하느냐가 관건인 사회에서 일단 일이 터지면 조금 숨겼다가 일이 더 커지면 해결하면 되고 확대가 안 되면 좋은 일이지 싶었을 게다. 그러다 무서운 호흡기 전염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 발 차이가 산을 넘고, 강을 넘어, 하늘을 날아가고 있으니 이 사태를 넘기기에는 수많은 생명의 희생을 초래한 중국 당국의 늑장대처에 화가 난다.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의 느린 행동이 늑장대응을 할 것 같지만 느려도 모든 일을 매뉴얼대로 따르는 정확성으로 일이 터진 후보다는 미리 앞서서 천천히 다져놓는 모습을 보이기에 오히려 늑장이 아닌 과잉대응으로 비춰질 정도다.

남녀노소, 상하직급을 떠나 인간은 모두 똑같다는 인식, 심지어 동물에 대해서도 귀한 생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본받아야할 선진국 적 태도다. 평소에 매뉴얼만을 강조하고 느려 터진 행정 처리에 답답해했었음을 인정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의 대처는 역시 기본에 충실한 것들을 따라갈 수 없음을 시인하게 된다.

이제 와서 중국의 늑장대응의 잘잘못을 따지기엔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인간존중, 나아가 모든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불감증이 만연되어 있지 않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그래도 다행인 건 상해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방금 들은 소식인데 우한에서 한 달 전에 온 사람들도 모두 불려가 14일간 지켜보고 음성으로 나온 사람들만 집으로 돌려보내고 각 학교에도 2주간 휴교령이 내려 마트나 길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초극단 대책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가닥이 잡힐 거라는 희망 메시지를 받았다.

더 이상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중국 당국이 먼저 머리 숙여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전 세계인에게 반성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김지나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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