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대사론(大使論)

2020-01-22 (수) 문성길 의사
크게 작게
요사이 주한 미국대사의 계속되는 헛발질들을 보면서 이래도 되는가 싶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잠시 역사를 훑어보았다.

대개 아는 사실이나 다시 환기하는 의미에서 정의해본다면, 대사(大使)란 엄밀히 말해 자국, 구체적으로 자국 대통령을 대신하는 수석 외교관, 정식 명칭은 특명전권대사(Ambassador Extraordinary & Plenipotentiary)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 간 한국대사는 ‘미합중국 주재 대한민국 특명전권대사’이고, 한국에 파견된 미국대사는 ‘대한민국 주재 미합중국 특명전권대사’이다.

대사의 주요 사명은 자국 대통령을 대신하며 주재국(Host Country)과 본국 간의 원활하며 긍정적인 관계유지이다.


대사는 정치적 보답의 형식(정권이 바뀔 때) 아니면 직업외교관 출신 발탁의 형식을 빌려 임명되고 퇴직된다. 자국을 대표하여 국제회의, 연회에 참석하며 무역, 군사, 문화 등 특정 분야에서 상호관계 증진에 경주한다.

그러므로 고도로 민감한 정치, 군사적 정보를 본국에 보고함은 물론 주재국과의 관계가 손상되지 않고 긍정적 방향으로 유도함을 늘 염두에 둬야한다. 이상은 대사의 정의, 임명, 임무 등을 개괄해본 것이다.

한국에는 1882년 조미 조약이후 1910년 외교권을 일본에게 강탈당할 때까지(실제는 1905년) 7명의 공사급 외교관(Lucius H. Foote 부터 Edwin V. Morgan)들이 있었으며, 2차대전에서 일본의 패망 이후 1949년 존 무초(John J. Muccio) 대사부터 현 대사에 이르기까지 총 23명의 주한 미 대사가 있었다.

그중엔 이승만 대통령시절, 대통령 의자 손걸이에 걸터앉을 정도의 친밀감이 있었다던 월터 매카나기, 4.19혁명과 5.16군사 쿠데타 와중의 새뮤얼 버거, 6자회담 대표로 더 알려진 크리스토퍼 힐, 유일한 여성대사였던 캐슬린 스티븐스, 한국 성까지 가졌던 마크 리퍼트, 한국인 1.5세 성 김 대사 등이 있었음을 안다. 한결같이 한미우호 증진에 공헌한 분들이다.

요는 직업외교관이건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이건 간에 임명 이후에 본국과 주재국의 상호이해와 이익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오도록 모든 언행을 절제 속에 신중을 기해야함은 웬만한 상식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 한국 주재 미 대사의 언행은 일회성이 아니고 뿌리 깊은 사고방식에 의거해 되풀이되는, 절대 이해되지 않는 언행이다.

문제가 야기되면 개인 의견이라고 얼버무려드는데 대사의 일거수일투족은 개인이 아니라 자국, 더 나아가선 자국 대통령을 훌륭하게도 또는 욕보이게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사견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말하자면, 만에 하나의 경우에라도 어느 국가의 외교관이 그의 임무영역을 넘어 주재국에 대한 내정간섭 내지 일부 사람들과 결탁하여 무슨 일을 도모하려 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아니 될 것이다.

<문성길 의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