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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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꾼다

2020-01-18 (토)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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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 월요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로서 미국의 국경일이다.

개인의 생일을 국경일로 삼은 것은 조지 워싱턴과 킹 목사뿐이다. 그는 단순히 흑인만을 위한 인권운동가가 아니라 아마도 20세기 최대의 인간해방을 위한 투사였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의 인권운동은 무저항 비폭력주의로 일관하였다. 그의 모든 행동은 예수의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는 워싱턴대행진(1963년) 때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형제이다. 백인의 인권과 흑인의 인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백인의 자유와 흑인의 자유도 서로 맞물려있다. 어느 한쪽도 혼자 걸어갈 수는 없다. 우리 흑인들이 자유를 갈망한다고 해서 증오의 잔으로 자유를 마실 수는 없다.”


또 그는 이런 고백도 하였다. “나는 예수의 사랑정신과 마하트마 간디의 무저항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만일 킹 목사가 폭력시위를 조장하였다면 그의 영향력은 극히 축소되었을 것이다. 어떤 박해가 있어도 끝까지 무저항으로 일관하였다. 그의 비폭력이 최고의 저항력이었던 것이다.

그는 고향 앨라배마 교도소에 다섯 번 수감되었고, 그의 집이 두 번 폭파당하였으며, 죽이겠다는 위협전화를 사흘에 한 번씩 받았고, 칼에 찔려 죽을 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민중의 선두에 서서 인권운동을 영도하였다. ‘워싱턴 대행진’ 때의 연설 ‘나는 꿈꾼다’의 일부를 소개한다.

“나는 꿈꾼다. 나의 아들들이 피부의 색깔이 아니라 그들의 품성과 인격으로 평가될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이 나라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의 천국이 되고, 우리가 손을 잡고 함께 일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즐길 평화의 동산이 반드시 될 거라고… 나는 꿈꾼다.
낮은 골짜기는 돋우어지고, 높은 언덕은 낮아지고, 황무지가 평탄하여지며, 신의 영광과 공의가 두루 펴질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나는 꿈꾼다. 절망의 산에서 희망의 돌을 캐낼 수 있음을. 이 나라를 덮은 시끄러운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바꿀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필자는 한 달 동안 재활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다. 거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가 있었는데 환자를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절망형이다. 희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사람, 희망을 포기한 사람을 가리킨다. 둘째는 현실 안주형, 즉 지금의 상황을 억지로 만족하는 인간으로서 한국식으로 말하자만 “팔자에 맡긴다”는 사람이다. 그리고 셋째는 희망형 인간이다. “나는 나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자신과 현실을 바라보는 인간이라고 한다. 물론 치료가 가장 빨리 되는 것이 셋째 인간이다.

킹 목사는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에서 말하였다. “폭력을 쓰지 않는 것만이 현대의 혼탁한 정치와 도덕에 대한 해결책이다. 압제와 폭력을 급복하기 위하여 또다른 종류의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 비폭력은 아프고 괴로운 과정이지만 거기에만 속량의 힘이 있다.”

예수 역시 “검을 쓰는 자는 검으로 망한다.”는 비폭력 원칙을 제시하였으며 “평화를 이룩하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고 잘라 말씀하셨다.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는 평화를 추구하는 자라는 뜻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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