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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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만드는 새해를 기대하며

2020-01-06 (월)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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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한다. 한 해가 지나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고..
그런 줄 알았지만 2019년은 실제로 내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인생에 스승이자 친구인 내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셨고, 그동안 그렇게 매달렸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로 한국에 가 헌법재판소에서 참고인 진술을 하게 된 것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랫동안 매달렸던 문제였고 꼭 이루어져야하는 일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외로워 하시는 어머니를 위로하러 서울에서 막내 이모와 사촌 그리고 조카들이 왔다.
우울해 하시던 어머님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이 보였다. 가족이란 이런 것인가보다.
힘들 때 같이 힘들어 해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해주는… 텅빈 집에 혼자 계시던 어머님 집이 꽉차 보였다. 크리스마스에 모두들 한자리에 모여 저녁을 먹었다.
한국에서 온 이모와 사촌 그리고 조카들도 오랫만이었고 무엇보다 훌쩍 커버린 조카들이 성인이 되어 세월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 잊은 듯한 옛날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여기 사는 조카 하나는 내가 옛날에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면서 장난감 스포츠 카를 선물했는데 그 장난감이 너무 멋있어서 크면 반드시 그 차를 사겠다고 목표를 세워 드디어 그 스포츠 카를 샀다고 한다. 난 기억도 없는데 말이다.
이번에 방문한 사촌 동생 하나는 내가 대학 다닐 때 초등학생이었던 사촌 동생에게 자동 연필 깎기를 선물을 했다고 한다.
거의 40년 전 그 때만 해도 수동만 쓰다가 자동 연필깍기를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던 때였다.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그 사촌 동생은 지금은 제법 이름있는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었단다.


원래 준 사람은 기억 못한다고 했나. 난 준 것을 기억 못한다. 작은 선물이었지만 받은 사촌 동생은 그 속에서 꿈을 키웠던 것이다. 나도 어렸을적 변호사인 친척 아저씨가 너무 멋있어 보여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나이가 먹으면 현실을 알게 되고 꿈을 키운다는 엄두도 못낼 적이 많지만 꿈은 나이에 상관없이 꾸어야하고 우린 그 꿈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식구들이 모여서 새해를 맞이하며 아버님 산소를 갔었다. 아버님이 평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아버님 살아 생전에 항상 하시던 말씀 중에 “쥐가 배에서 내리면 출항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인간은 욕심이 많아 내일 일을 알 수 없다는 예로 쥐에 대해 가끔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렇다. 욕심을 버리면 예상하지 못한 불행이나 실수도 예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2020년 새해는 쥐의 해이다. 쥐는 미래의 일을 예시하는 영물이다. 쥐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쥐띠에 부자가 많아 잘 산다는 말도 있다.
나는 작은 선물을 나누었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꿈을 키울 수 있듯이, 우리는 나누어서 감사한 한해를 만들어야겠다. 나눌 수 있는 마음의 풍요함이 진정한 부자가 아닌가 싶다.

욕심을 버리고 작은 나눔부터 실천하여 진정한 부자가 되는 소박한 꿈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새해 아침부터 꿈을 풍요롭게 만드는 2020년을 기대해 본다.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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