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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선물과 성난포물

2019-12-26 (목)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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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준다. 받은 것이 없어도, 또 줄 것이 없어도 12월 성탄의 계절이 오면 행복과 기쁨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해가 갈수록 성탄 축제의 열기가 사라진다고 하지만 그것은 각 사람마다 느끼는 기분일 것이다.
지금도 지구의 많은 곳에서 사랑의 눈발이 내리고, 행복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태어난 지 2019년이 지나는 동안에 그 수많은 성탄절에 추운 곳이 따뜻해졌고, 슬펐던 사람들이 웃음 짓고, 삶의 의욕이 없어 절망의 탄식을 내뱉던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을 가슴에 심은 것이 바로 이 성탄의 계절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이었다.

이런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절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희망과 평화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서 어린 아이들에게 산타가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밤에 굴뚝을 타고 온다고 하면 고개를 저을 정도로 영악한 세대가 되었다.
성탄은 예수님이 이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과 평화를 주러 오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성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사랑의 선물이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보다 더 먼저 있어야 할 것은 마음이다. 그 마음은 주고 주어도 아깝지 않은 희생과 용서와 이해와 배려의 사랑이다.
이 사랑 때문에 멀어졌던 사람들이 가까워졌고, 적은 것들이 많게 되었고, 갈등이 변하여 평화가 되었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그 때에 맹인의 눈이 밝을 것이며 못 듣는 사람의 귀가 열릴 것이며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 같이 뛸 것이며 말 못하는 자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이사야35:5-6)”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성탄선물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어떤 선물이 준비될지 모두가 궁금해했다. 평화와 화해의 선물보따리를 보내어 이 땅에 핵무기에 대한 공포를 걷어낼 것인지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의 기나긴 밤처럼 길기만 하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듯 성난 감정의 강한 표현들이 미국을 향해서 계속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혹시나 대포나 미사일을 발사해서 성탄선물이 아닌 성난포물(砲物)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사랑의 성탄선물은 모두를 웃게 하지만 미움의 성난포물은 모두를 아프게 할 것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이 지구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 전쟁과 갈등, 차별과 불의, 가난과 질병 등 오랜 시간동안 얽힌 문제들이 있다.
그 많은 성탄의 계절들이 지나갔지만 이번 성탄절에는 꽁꽁 얼어붙은 북한과의 대립, 나라들 간의 경쟁, 사회 안에서의 갈등들이 해결되어 성탄의 선물을 주고받는 기쁜 성탄절이 되기를 바란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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