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하면서 어려운 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LA필과 30일, 12월1일 두 차례 협연
30일과 12월1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LA필하모닉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solea-management 제공]
“지난해 디즈니 홀 데뷔무대를 (관중들이) 꽉 들어찬 공연장에서 할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LA는 한인 분들이 많아 힘이 됩니다”
2015 쇼팽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5)이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닉과 두 차례 협연한다.
지난해 리사이틀로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데뷔를 성공리에 마친 조성진이 두다멜과 함께 하는 첫 번째 연주다. 조성진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클래식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LA필과 협연한다. 2회 공연 모두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되어 막강한 티켓 파워를 또 한번 입증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지난 19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지휘자에요.”
조성진은 중학교 2학년 시절 두다멜이 이끌고 온 ‘엘 시스테마’의 내한 공연(2008년)을 보러 갔다고 한다. 그 때 들었던 말러 심포니가 기억 속에 남아있다는 그는 클래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어린이를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가 된 두다멜과의 첫 협연에 잔뜩 기대감을 표했다.
조성진이 연주하는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 녹음한 음반을 즐겨 듣는다는 그는 “너무나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한 곡이죠. 유명한 곡이기에 좋은 연주자들이 잘 치게 들리기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콘서트홀의 어쿠스틱과 피아노는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요소. 조성진은 “지난 독주회 때 연주해보니 디즈니홀 어쿠스틱이 정말 좋다. 일본계 피아노 조율사가 계시는데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었다”고 당시의 느낌을 설명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협연자로 로린 마젤부터 정명훈, 얍 판 츠베덴 등 수 많은 지휘 거장들을 만난 그에게 함께했던 지휘자들에 대해 묻자 최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협연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야닉 네제-세겐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야닉 네제-세겐 지휘자는 뭔가 흥분하게 만들고 기분 좋게 하는 지휘자다. 그리고 스위스에서 함께 연주했던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 만프레드 호넥 지휘자와 내년 1월 협연 일정이 잡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고 했다.
쇼팽 콩쿠르는 오는 202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다시 열린다. 연주를 준비하는 연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조성진은 “제가 아직 조언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4~5개 콩쿠르에 출전했는데 쇼팽 콩쿠르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육체적으로 힘들었는데 쇼팽 콩쿠르는 날씨도 추웠고 한 작곡가의 작품을 쳐야 한다는 데 정신적 고통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2016년 1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계약을 맺고 DG를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로 쇼팽, 드뷔시, 모차르트 앨범을 출시하며 전 세계로 오케스트라 협연과 리사이틀 투어를 다니고 있다.
다음 앨범으로 슈베르트와 현대음악가 알반 베르크, 리스트 곡들을 녹음했다는 그는 “연주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게 마냥 즐겁다”며 “연주자가 되는 게 꿈이어서 아직도 현실인가 꿈인가 싶다”고 웃음 띤 어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해가 갈수록 단단해지면서도 한 템포의 여유가 살포시 느껴지는 조성진과의 대화는 그가 연주하게 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한 소절 한 소절 공부하게 만들었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필하모닉과 협연하는 조성진은 오는 30일 오후 8시와 12월1일 오후 2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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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