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음악에 빠져든 '마법의 세계'
▶ 가을밤 물들인 황홀한 연주…관객들 기립박수
리처드 용재 오닐 비올리스트(왼쪽 두번째)와 멜리사 황 바이올리스트(쏘넷앙상블 악장, 왼쪽)이 막스 브루흐의 ‘비올라와 바이올린 이중 협주곡 E단조 Op.88’을 연주하고 있다. 지휘자는 안용주 트라이밸리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베이지역 전문클래식연주단체 쏘넷앙상블(단장 배아람)과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지난 19일 SF콘서버토리 콘서트홀에서 펼친 협연무대는 ‘강렬한 음악에 빠져든 마법의 세계’, ‘가을밤을 물들인 황홀한 연주’였다.
2018년 코리아위크 국경일음악회서 협연한지 1년만에 재회한 쏘넷과 용재 오닐은 이날 더 깊어진 음악적 에너지와 감성을 발산하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용재 오닐은 멜리사 황 쏘넷앙상블 악장과 완벽한 케미를 보이며 막스 브루흐(Max Bruch)의 ‘비올라와 바이올린 이중 협주곡 E단조 Op.88’(지휘 안용주 트라이밸리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연주했고, 한편의 영화음악 같기도 한 브루흐의 ‘로망스 Op.85’을 쏘넷앙상블과 협연하며 그윽함, 섬세함, 경계없는 편안함, 로맨틱함 등 풍성한 선율로 소중한 기억을 안겼다. 또 아스토로 피아졸라(Astor Piazzolla) 곡 ‘Le Grand Tango’를 솔로 협연(피아노 김미현)하며 혼신을 다한 연주를 했다.
배아람 단장(비올리스트)은 “탱고 리듬에 재즈적 요소가 가미된 싱코페이션 리듬(Syncopated rhythm)의 ‘Le Grand Tango’를 연주한 용재 오닐은 비올라가 갖고 있는 모든 테크닉을 발휘했다”면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탱고와는 사뭇 달랐지만 이 곡을 재해석한 용재 오닐의 음악성이 빛났다”고 평했다.
빠른 템포로 군더더기 없는, 강렬한 느낌의 ‘펠릭스 멘델스존의 현악교향곡 5번 B플랫장조’와, 서정성이 강한 ‘안톤 아렌스키의 차이코스프키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35’으로 1, 2부 오프닝 무대를 연 쏘넷앙상블은 음악적 색채가 완전히 다른 곡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쏘넷만의 음악적 감성을 마음껏 표현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배 단장은 “이번 연주회에서 바이올린 섹션 자리가 계속 이동했던 이유는 각 연주자들이 섹션의 리드를 맡아도 될 만큼 우수한 실력이기 때문”이라면서 “현악 4중주로 대표되는 실내악보다는 규모가 크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보다는 훨씬 작은 구성의 앙상블을 추구하는 쏘넷은 전문연주자들이 유연하게 로테이션하면서 각 개인의 강점을 살려 한곡 한곡의 성격을 다르게 표현해내는 것이 특색”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의 연이은 기립박수에 화답해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No.2’와 ‘섬집아기’를 앵콜곡으로 연주한 용재 오닐은 공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열광적인 호응, 진심어린 친절 등 샌프란시스코는 언제나 특별한 곳”이라면서 “쏘넷앙상블과 비올라의 다양한 색채를 드러내는 곡들을 협연해 뜻깊었으며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배 단장은 “용재 오닐은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변화무쌍한 다이내믹을 구사하면서도 다른 연주자를 돋보이게 하는 사려깊은 연주자”라면서 “함께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존중하는 분이라 다음에도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은 공연 후 자신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관객들과 소통하며 따뜻한 인간미를 보였다. 이날 연주회에는 오랜기간 용재 오닐과 친분을 쌓아온 한국미술 콜렉터이자 SF오페라 메롤라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음악인들을 후원해온 프랭크 베일리씨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으며, SF 심포니, SF 유스오케스트라 관계자, 나효신 작곡가, 토마스 슐츠 피아니스트 등 주류사회와 한인사회 클래식음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산호세에서 온 문모씨는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는 삶을 견뎌내는 바람처럼 비감하고, 존재의 단하나 이유가 음악인 것처럼 간절하고, 부드러운 위로처럼 따뜻하고, 수많은 인생사가 흐르는 것처럼 서사적인 선율”이라면서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연주로 클래식에 다가가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과 이중 협주곡을 연주해 쏘넷앙상블의 탁월한 기량을 드러낸 멜리사 황 악장(바이올리스트)은 “용재 오닐의 파트너로서 연주해야 하는 부담이 컸지만, 음악적으로 큰 자극과 발전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쏘넷은 청중들에게 색다른 연주, 클래식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연주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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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