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을 잘 살피고 라이를 이용하라

2019-10-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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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잘 살피고 라이를 이용하라
샷을 준비할 때, 홀까지의 거리나 방향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살피는 것이 바로 자연이다. 날씨는 물론이고, 공에서 홀까지의 경사도, 공의 라이, 잔디의 종류, 잔디의 결, 잔디가 습기를 머금은 정도 등 자연은 매 샷에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은 실수를 한 후에 샷에 대한 후회 보다 차마 읽지 못한 자연이 주는 영향에 더 많은 후회를 한다. 오랜 시간 골프를 쳐 오면서, 실수하고 익히고 또 실수하고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간단한 영향들은 컴퓨터에 단축키를 사용하듯 그냥 몸이 기억하는 대로 반응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스탠스의 라이는 굳이 읽지 않아도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입문자의 경우에는 익숙해질 때까지 순서를 정해서 생각을 해서 계산을 해주어야 한다. 공이 발의 위치보다 높다면 공이 왼쪽으로 휘어가고, 공이 발의 위치 보다 낮다면 공은 오른쪽을 휘어간다. 그리고 그 경사도의 강도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결정된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높다면 공은 더 뜨고 왼쪽으로 휘어간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낮다면 공은 더 낮게 오른쪽으로 휘어가는 샷이 나온다. 이 부분은 초보자에게는 헷갈릴 수 있지만 외워 두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 지면의 경사를 저항해서 다른 구질에 샷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자연을 이용해서 나오는 샷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쉽고 효과적이다.


핸디캡이 낮은 골퍼들이나 프로들은 공의 위치와 홀을 봤을 때 이 샷이 홀에 가깝게 갈수 있는 샷 일지, 안전하게 공략해야 하는 샷인지 판단하는 것이 바로 주변 환경이다. 예를 들어 홀이 그린 왼쪽 끝에 위치해 있고 위험요소가 그린 왼쪽에 분포되어 있다면 그린 중앙을 공략해서 약간의 드로우가 나 준다면 완벽한 샷이 그려진다. 그 상황에서 라이(lie)가 발보다 공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드로우가 나와 줄 테니 홀 오른쪽에 안전한 공간을 보고 평지에서 하던 스윙을 하면 공이 홀 방향으로 스핀이 들어가면서 그린에 떨어지고도 홀 방향으로 흘러간다.

반대로 같은 상황인데 발보다 공이 낮다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샷이 나올 테니 홀에 가까운 곳을 공략하더라도 공이 오른쪽으로 스핀이 들어가면서 잘 떨어지고도 홀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굴러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물론 핀까지의 거리, 경사각의 정도, 그리고 얼마나 큰 위험요소가 그린 왼쪽에 자리하고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하겠지만 그냥 욕심 버리고 그린 중간으로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경우가 많다.

왼발이 높은 경우는 평지에서 어드레스 했을 때 와 비교했을 때 같은 클럽이지만 로프트(loft) 각도가 높아진다. 보통 각 아이언의 로프트 각도의 차이는 4도 정도이다. 그렇다면 경사의 각도에 따라 지금 사용할 클럽이 각도가 얼마나 더 생기는 것인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정도에 따라 7번이지만 8번이라고 생각하고 스윙하면 된다. 더 떠서 갈 것이고 덜 갈 것이고 스핀이 더 생겨서 공이 멈추거나 백스핀(back spin)이 생기기 쉬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홀까지 꽉 찬 거리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이 샷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일부로 띄우려고 하거나, 낮게 치려고 하는 순간 계산한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점이다. 계산이 끝났다면 경사각에 맞추어 스윙 해주면 된다.
왼발이 낮은 경우는 경사의 각도에 따라 클럽의 각도가 어느정도 낮아질지 판단하여 높이를 가늠하면 된다. 왼발이 낮은 경우는, 8번 아이언이 7번아이언이 되는 각도는 맞지만, 백스핀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공이 금방 떨어지고, 많이 굴러간다.

보통 왼발이 낮은 샷을 더 어려워하는데 그 이유는 공이 낮게 가고 스핀이 없을 수밖에 없는 라이 인데 평지에서 샷 하는 것처럼 띄우려고 하거나, 더 많은 스핀을 만들기 위해 스윙을 한다면, 터무니없는 실수가 나오기 좋은 라이 이다. 특별하게 그린 앞에 위험한 상황이 없다면, 그린 앞에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라이에 도전해서 샷하기 보다는, 어떤 샷이 나올지 가늠해서 그 샷을 이용하는 공략을 하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일희 프로는…

LPGA 투어프로(바하마 클래식 우승)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 레슨 프로
ilhee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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