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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김은선 LA필과 할리웃보울 선다

2019-08-26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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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첫 영국 국립오페라단 지휘...유럽과 미국서 유명세 신예

▶ 프랑스 피아니스트 티보데와 내달 10일 ‘라벨 콘체르토’ 협연...드뷔시 ‘목신의 오후…’ 등 연주

지휘자 김은선 LA필과 할리웃보울 선다

9월10일 할리웃보울에서 LA필하모닉을 이끌게 될 김은선 지휘자.

지휘자 김은선 LA필과 할리웃보울 선다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



해질 무렵이면 쌀쌀한 공기가 감도는 9월 한국이 낳은 신예 김은선 지휘자가 할리웃보울에 온다. 다음달 10일 오후 8시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와 라벨의 ‘피아노 콘체르토 G장조’를 협연하고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를 LA필하모닉과 연주한다.

1980년 한국 태생으로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은선씨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지휘로 전향해 최승한 교수를 사사했다. 독일 슈트가르트 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에 다니던 2008년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 국제오페라 지휘 콩쿨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립 오페라극장(테아트로 레알) 부지휘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 스페인 왕비가 설립한 왕립음악학교에서 주빈 메타의 어시스턴트 지휘자로 활약했고 2009년 10월 쿠르트 마주어에게 발탁되어 독일 본에서 열린 베토벤 페스티벌에서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이후 취리히 오페라 ‘카르멘’과 독일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 ‘리골레토’를 지휘했고,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의 ‘헨젤과 그레텔’ 지휘, 그리고 베를린 국립오페라와 ‘일 트로바토레’ 지휘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2012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해 국제 무대 호평을 받았으며 한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국립오페라단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클래식 오페레타 ‘박쥐’를 지휘해 화제가 되었다.

미국 데뷔는 김은선 지휘자의 음악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2017년 10월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휴스턴 오페라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침수 피해가 심각해 공연장을 조지 브라운 컨벤션 센터로 바꾸어야 했다. 전시장을 오페라 무대로 바꾼 상태에서 그는 흔쾌히 지휘를 맡아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연주, 감동을 선사했다.

뉴욕타임스로부터 ‘섬세하고 유연한 감각으로 아름다운 연주를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미국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그녀는 지난해 제임스 러바인을 대신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5월 축제에서 지휘자로 발탁되었다.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베르디의 ‘레퀴엠’을 연주한 그녀를 두고 당시 축제 조직위는 145년의 5월 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여성지휘자라고 밝혔다.

2019-20시즌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게 될 김은선씨는 다음 시즌 도니제티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Roberto Devereux)로 LA오페라 데뷔가 예정되어 있다.

■티보데 라벨 연주 ‘Ravel with Thibaudet’

9월10일 오후 8시 할리웃보울

김은선 지휘자가 이끄는 LA필하모닉이 연주할 곡은 드뷔시의 음악 중 빼놓을 수 없는 명곡 ‘목신의 오후 전주곡’(Prelude to the Afternoon of a Faun)이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 ‘목신의 오후’라는 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해 관현악으로 그려낸 인상주의 회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장-이브 티보데와의 ‘라벨 피아노 콘체르토 G장조’(Piano Concerto G) 협연이다.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티보데의 연주는 재즈적인 분위기를 살려낸 프랑스적 감각이 할리웃보울 밤하늘 별들의 축제를 연상케 할 예정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는 클래식 고전 레퍼토리뿐 아니라, 현대음악, 재즈,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특출한 연주자다. 리옹을 거쳐 파리 고등음악원 출신으로 올리비에 메시앙의 ‘튀랑갈리라’(Turangalila)를 녹음하여 디아파종상과 폴란드의 에디손상을 수상했다. 21세기의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그만의 독특하고도 정교한 음색과 깊은 음악적 감수성 때문에 전세계의 수많은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피날레는 라흐마니노프의 걸작 ‘심포닉 댄스 곡목 45’(Symphonic Dances, Op. 45)이다. 김은선 지휘자가 섬세한 감각으로 해석한 ‘교향적 무곡’ 오케스트라 버전은 클래식 음악팬들의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이날 공연 티켓은 1~162달러.
문의 (323)850-2000
웹사이트 www.hollywoodbowl.com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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