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에드가 갤러리 개관전
▶ ‘아트에 대한 오마주’ 개인전 흔적 시리즈 등 독특한 사진
LA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에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를 개관한 에드가 김 사진작가.
에드가 김 작가의 ‘흔적’ 시리즈 중 한 장.
에드가 김 작가의 나무 작품 ‘무제’.
‘오래 전 버려진 땅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처리하기 곤란한 쓰레기들을 이 곳에 버리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이 곳을 돌아다니면서 찾은 물건들만을 모아서 연출했습니다.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 계속 쌓여가는 쓰레기는 사람과 삶의 흔적입니다. 과거의 모습을 담은 현재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보여줍니다’
사진작가 에드가 김(한국명 김경오)씨의 ‘Trace Series’(흔적 시리즈)는 노 맨스 랜드를 찍은 작품들이다. 그가 선택한 피사체는 버려진 땅에 버려진 의자, 소파, 탁자 등을 주워다가 연출한 삶의 흔적이다. 지금은 버려진 땅이지만 주거 공간이었을지 모르고 지금은 처리곤란한 쓰레기지만 소중했던 물품일 수도 있다. 그렇게 작가가 연출한 사진 작품이 되면서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갖고 싶은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오는 31일까지 한국 산림청 후원 전시 ‘블루밍 코리아’를 열고 있는 에드가 갤러리(Edgar Gallery)는 그가 지난해 10월 LA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에 개관한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다.
갤러리를 운영하며 예술사진 작품 활동을 하는 에드가 김씨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샌타바바라에 위치한 브룩스 인스티튜트(Brooks Institute)에서 광고사진을 전공, 학사학위를, 같은 대학원에서 예술사진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인터내셔널 포토그래피 어워즈에서 2년 연속 3개의 작품이 가작(Honorable Mention)을 수상했고, 영국 애세티카(Aesthetica) 아트 프라이즈에 선정돼 영국 요크 아트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신진작가 등용문으로 알려진 포틀랜드의 블랙 박스 갤러리 공모전에 수차례 작품이 선정되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2018년 10월 에드가 갤러리의 개관전은 ‘아트에 대한 오마주’(Homage to Art)라고 명명한 에드가 김 작가의 개인전이었다. 흔적 시리즈 작품 일부와 팀 버튼 감독의 영향을 받아 어둡지만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도시 속 나무 시리즈 ‘무제’(Untitled),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진공 포장된 육류와 생선 등를 찍은 사진으로 ‘살생과 식용’의 미묘한 인식차이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에드가 김 작가의 최근 작업은 ‘Picturing Home’(집을 채우다) 시리즈이다. 그의 작가 노트에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란 곳을 떠나 새로운 집을 만든다. 새 집에서는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그대로 느낄 수 없어 정서적·신체적 연계가 온전하게 일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새롭게 만든 거주 공간에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추억의 오브제들을 채우는 시도를 해봤다’고 쓰고 있다.
그가 사진으로 찍은 ‘Picturing Home’ 시리즈는 마음 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채운 이미지 작업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무대 배경막(backdrop)을 걸어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들을 재현했다. 배경막에 있는 액자 부분을 도려내 작가의 얼굴을 내밀어 자신이 만든 피사체 공간의 일부가 되고 책장 앞에 서서 마치 책을 꺼내는 척 해보기도 한다. 그렇게 평면에 담겨진 집은 단순히 그가 기억을 조합해낸 시각적 실험일 뿐, 파사드(facade·보이는 정면)가 결코 집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에드가 갤러리 주소는 1923 S. Santa Fe Ave. Suite 300 LA.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 개관한다. 목요일은 오후 3~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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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