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나이가 30이면 이립(而立)할 때라고 했다. 이립이란 자기 스스로 독립하여 가정을 꾸미고 식솔도 먹여 살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도 공자 말씀처럼 30년이 되었으면 자립할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럼 현재 한국학교가 과연 자립되어 운영되는지 아니면 지금까지도 동포들의 호주머니로 지탱되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교육문화회관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7년 동안 지역 남녀노소 모두가 동참하여 26만불을 모금하여 2000년 6월에 구입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구입하게 된 것은 학교 관계자들과 지역 한인들의 굳은 의지의 산물로서 2세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마련했다. 지역 한인들은 이런 깊은 뜻과 2세들을 위한 교육열 때문에 지금까지 매년 수만불을 학교 운영 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30년동안 모금 한 돈 중 회관 구입금을 제외한 모금액은 어디에 썼는지 한번 살펴보자. 매년 2~3만 달러에 달하는 돈은 회관 관리비, 학교 운영비로 사용되고 그 외의 나머지 수만불은 어디에 쓰여졌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학교에는 한푼도 적립된 것이 없고 매년 한인들의 주머니만 보고 걷어들이기만 한다. 그렇다면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매년 모금 활동할 때마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재정 상황을 공개한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재정 공개나 감사가 없었던 이유를 학교 관계자들에게 묻고 따져야 한다.
한인들이나 전임 학교 관계자들이 수차 재정 공개를 요구했으나 한번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공개를 못하는 것을 두고 지역 한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학교 관계자 몇몇이 학교 재정을 마음대로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회관 앞 펜스가 쳐진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나몰라라 하고 내팽개쳐진 현 상황을 볼 때 그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마땅히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다.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현 학교 이사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재정 공개를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고 그저 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말만 하는데 이사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묻고 싶다.
지금 지역 한인들은 학교 이사회를 믿지 않고 있다. 이사회는 남은 임기 안에 아니 하루 속히 흉물스러운 펜스를 제거하는 일부터 해주기를 바란다. 지금 회관 앞에 쳐진 펜스는 지역 한인들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준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펜스를 철거해 주었으면 한다.
새크라멘토 문화회관은 이 지역 한인들의 상징물이고 유적지로 보존되어질 건물이기 때문에 그 자존심 상하는 흉물을 빨리 철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물러난다면 이사장과 이사회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의 꼬리표가 붙는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지금 한인은 공자 말씀처럼 학교가 자립되어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 모습을 조현만 이사장 및 이사회가 앞장서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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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