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 이어 BTS도… 보수 사우디에 부는 K팝 바람
2019-07-17 (수)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월드 투어 ‘슈퍼쇼 7S’ 공연을 하고 있다. [레이블SJ 제공]
해외 문화에 대해 지극히 보수적인 국가 사우디아라비아가 K팝을 받아들이고 있다. 대도시에 대형 아이돌 그룹 공연을 허가하는 등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행보다.
와하비즘(Wahabismㆍ이슬람 원리주의)을 추종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해외 문화 콘텐츠를 엄격하게 금지했다. 서구 여성 가수 최초 공연이 지난 2월 머라이어 캐리 무대였을 정도다. 특히 여성 인권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월에 들어서야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가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는 지난 12일 오후 9시(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인 제다의 축구경기장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월드투어 ‘슈퍼쇼 7S’ 공연을 열었다. 아시아 가수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독 공연을 연 것은 슈퍼주니어가 처음이다. 슈퍼주니어는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축제 제다 시즌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양일 총 관객수는 8,000명이었다.
방탄소년단(BTS)도 10월 11일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를 열 예정이다. 슈퍼주니어와 방탄소년단 모두 기존 투어 일정에는 없었던 추가 콘서트다.
K팝의 사우디 진출은 과거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배척하는 정부 기조 탓이었다. 지난해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개혁적 성향이 강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를 추진하며 대중문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제다 시즌 페스티벌에 정성을 들였다. 슈퍼주니어뿐만 아니라 미국 팝 그룹 백스트리트보이즈 등도 초청했다. 슈퍼주니어 매니지먼트 전담 회사인 레이블SJ 관계자는 “제다 시즌 페스티벌 내 K팝 무대는 기획 초기부터 논의됐고, 첫 후보가 슈퍼주니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