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디페인팅 여성모델 갤러리 거주
▶ 왜곡된 남성적 시선서 탈피시도, 타운 인근 마르시아노 아트 뮤지엄
도나 후앙카의 설치 퍼포먼스 ‘옵시디언 래더’. [사진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 Elsa Kostic 제공]
아티스트 도나 후앙카(Donna Huanca)는
시카고에서 태어난 도나 후앙카는 휴스턴대학교와 스코히건 조각학교를 다녔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예술대에서 수학했다. 회화와 조각을 포함한 설치작업 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색칠한 몸을 이용한 청각과 후각, 라이브 퍼포먼스로 기억을 지배하고 시간과 정체성을 탐험하는 명상의 효과를 낸다. 2017년 아트바젤 언리미티드전에서 화제가 된 퍼포먼스 ‘블리스’(Bliss)는 2명의 연기자가 9시간 동안 구조물 안에서 페인트를 칠하는 연기를 느리게 보여주고 작가는 페인트가 칠해진 구조물이나 연기자의 몸을 사진으로 남긴 작품이었다.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MAF)이 볼리비아 출신 아티스트 도나 후앙카(39)의 미국 내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있다. 도나 후앙카의 ‘옵시디안 래더’(Obsidian Ladder)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후각, 그리고 라이브 퍼포먼스까지 혼합한 장소지정형 설치 퍼포먼스이다.
1만3,000스퀘어피트 규모의 극장 갤러리는 온통 하얗게 칠해진 배경막에 심연을 연상시키는 딥 오션 블루 색상이 지배적이면서 러스티 오렌지, 연초록 컬러가 눈에 띄는 추상회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V자 모양의 비스듬한 벽들이 시선을 향하게 하는 바닥은 반짝이는 하얀 모래톱이 하나의 섬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 위로 배경막에 전시된 작품들과 같은 색상의 강철조각품들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반복적인 사운드와 전체 공간에 퍼지는 특정한 냄새 사이로 바디페인팅을 한 세미 누드의 여성 모델 9명이 토요일마다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친다. 전시가 진행되는 넉달 동안 일련의 정기적인 퍼포먼스가 열리며 페인트를 칠한 여성 모델들은 극장 갤러리에 거주하게 된다.
도나 후앙카는 미술사에서 여성들은 취약한 방식으로 묘사되어 왔다. 이 작품은 여성형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자 그 시선을 통해 너무나 강해서 다른 방식으로 되돌아볼 수밖에 없는 남성적 응시를 왜곡해보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은 스카티시 라잇 매소닉 템플을 개조한 현대미술관이다. 스카티시 라잇 매소닉 템플은 18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인도주의적 우애를 목적으로 하는 비밀 단체 프리메이슨의 스코틀랜드파 사원이었다.
프리메이슨은 절대자의 존재와 영혼의 불멸을 믿는 ‘성인 남자’에게만 가입이 허용되는 조직이었기에 도나 후앙카는 이 건축물이 지배적이고 매우 가부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전시 작업을 하면서 거인과 씨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도나 후앙카는 비밀스런 권력에 둘러싸여 있는 공간을 뿌리째 뽑아내어 바꾸어놓고 싶다고 밝혔다. 그래서 도나 후앙카의 작품 ‘옵시디안 래더’에는 직관적이면서 내심 강조된 여성적인 언어가 내재되어 있다.
도나 후앙카 개인전은 오는 12월1일까지 계속되며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은 목~일요일 주 4일 문을 연다. 웹사이트(marcianoartfoundation.org)를 통해 사전예약 필수.
주소는 4357 Wilshire Blvd.,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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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