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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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돌아온 ‘부메랑 바이어’

2019-06-20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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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시장 침체로 집 잃은 소유주들 최근 구입 자격 부활돼

주택 시장 침체가 종료된 2012년으로부터 약 7년의 세월이 흘렀다. 7년이란 세월 동안 내 집을 장만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던 바이어들이 있다. 압류, 숏세일, 개인 파산으로 집을 잃은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처분 뒤 약 3~7년간의 기간이 지나야 주택 구입 자격을 다시 갖출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주택 구입 자격을 회복한 바이어들이 최근 주택 시장 속속 복귀해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부메랑 바이어로 불리는 이들 바이어들은 향후 수년간 주택 구입 주요 수요층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USA 투데이가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동향과 향후 전망을 분석했다.

◇ 꿈도 꾸지 못했던 주택 재구입

테레사와 마크 톤튼 부부는 플로리다 주 셀레브레이션 시에 위치한 주택을 주택 시장 침체기 끝자락이던 지난 2011년 숏세일로 처분해야 했다.


드림 홈과 다름없던 침실 4개짜리 주택을 모기지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약 53만 5,000달러에 처분한 부부에게는 다시 주택을 구입한다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부인 테레사(57)는 “숏세일 과정을 거치며 매우 힘든 경험을 해야 했다”라며 “다시 내 집을 장만하더라도 결국 똑같은 결과가 발생할 것이란 두려움에 주택 구입은 꿈도 꾸지 않았다”라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랬던 부부가 올해 2월 주택을 다시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직전 주택을 숏세일로 처분한 뒤 주택 구입 자격을 다시 갖추게 된 해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주택 구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전에 보유한 주택에 비하면 작은 규모의 집이지만 주택 구입 뒤 부부는 내 집을 보유했다는 안정감에 최근 살맛을 되찾았다고 한다. 테레사는 “세입자로 살아가는 생활에 지쳤다”라며 “매년 약 2만 ~3만 달러에 달하는 임대료를 꼬박꼬박 지불하지만 나중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라며 큰 맘먹고 주택을 다시 구입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부메랑 바이어, 향후 회복세 이끌 것

톤튼 부부처럼 주택 시장 침체로 집을 잃은 뒤 최근 주택 구입에 재도전하는 바이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택 시장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이른바 ‘부메랑 바이어’로 불리는 이들 바이어들로 인해 다소 주춤해진 주택 거래는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부메랑 바이어들이 주택 재구입에 성공할 경우 자산 축적의 기회가 생겨 주택 시장은 물론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 연구 기관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콰미 도널드슨 경제학자는 “다음 단계 주택 시장 회복세는 35세~64세 연령층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며 “이 연령층 중에는 주택 시장 침체로 집을 잃고 그동안 주택 구입을 망설여온 바이어 비율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최근까지는 주로 밀레니엄 세대 중심의 젊은 연령층에 의한 주택 구입 비율이 현저히 높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주택 거래 중 젊은 층으로 볼 수 있는 첫주택 구입자 비율은 약 33%로 전년 동기 조사 때의 약 30%보다 다시 상승했다.


젊은 층의 주택 구입이 아직까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윗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점차 상승하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연방 센서스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4분기와 2018년 4분기 기간 동안 35세~44세 연령대의 주택 소유율은 약 58.9%에서 약 61.1%로 올랐고 같은 기간 45세와 54세 연령대의 주택 소유율도 약 69.5%에서 약 70.1%로 개선됐다. 35세~44세 연령대의 주택 소유율 상승폭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도널드슨 경제학자는 35세~44세 연령대에 의한 주택 구입은 대부분 주택 시장 침체 당시 27세~36세였던 부메랑 바이어들에 의한 구입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7년 ‘족쇄’견디니 초우량 대출자로 변신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의 집계에 의하면 2006년과 2014년 사이 약 730만 채에 달하는 주택이 압류됐고 약 190만 채는 숏세일로 처분됐다. 압류로 주택을 처분한 주택 소유주는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과 패니메이가 보증하는 적격 모기지 대출 자격을 갖출 때까지 최소 7년을 기다려야 한다. ‘연방 주택국’(FHA)이 보증하는 대출의 경우 주택 압류 뒤 약 3년만 지나면 다시 발급받을 수 있지만 적어도 7년을 기다려야 우수한 대출 자격을 갖추게 돼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숏세일을 통해 집을 처분한 경우에는 약 3년 뒤 대출 자격이 다시 살아난다.

신용 평가 기관 익스페리안의에 따르면 압류, 숏세일, 개인 파산 등 급매 방식으로 집을 처분한 주택 소유주 중 약 280만 명의 급매 기록이 2016년 1월과 2018년 11월 사이 크레딧 보고서에서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크레딧 기록 개선으로 이들 중 약 11.5% 주택 구입 목적으로 볼 수 있는 신규 모기지 대출을 발급받는데 성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나머지 약 25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약 53%는 모기지 대출 신청 기록은 없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우량’(Prime) 또는 ‘초우량’(Super Prime)에 해당하는 크레딧 점수를 회복했다고 익스페리안 측이 밝혔다.

미쉘 라네리 익스페리안 부대표는 “압류, 숏세일, 개인 파산 기록이 삭제된 직전 주택 소유주 중 약 130만 명의 크레딧 점수는 매우 높다”라며 “그러나 이들 중 모기지 대출 자격이 부활한 것을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집값 ‘상투’ 잡지 않도록 주의 필요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모기지 대출 자격이 살아난 직전 주택 소유주 중 상당수는 이미 주택을 다시 구입했기 때문에 향후 주택 거래 회복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의 마이클 프래탠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수년간 젊은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 수요가 중년층 부메랑 바이어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24세~38세 연령대 중 무려 약 3,170만 명이 현재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 신분으로 향후 주택 구입 대기 수요로 분류되고 있다.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은 2012년 이후 약 53% 상승했고 2006년 최고 시점 대비로도 약 11%나 오른 상태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 일부에서는 주택 가격이 버블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주택 시장 침체를 몸소 경험한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수요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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