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마트 TV 따라잡기

2019-04-24 (수) 하은선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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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스마트TV 세상에 푹 빠졌다. 영화는 극장에서, TV드라마는 랩탑 모니터로 보던 오랜 습관이 한 순간에 버려졌다. 주말이면 벽에 장착한 대형 TV를 켜놓고 인터넷으로 보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들을 공부한다. 첫 주는 LG-TV 리모콘에 홈 버튼이 있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을 오갔고 다양한 한국 드라마 신작이 아쉬워 다시 기존에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로 사용하던 로쿠(Roku)로 돌아왔다.

초창기 구글 크롬캐스트와 로쿠를 두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리모콘에 익숙해 로쿠를 고수한다. TV화면에 뜬 수 많은 플랫폼들을 리모콘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제어를 하는 미러링까지는 여전히 진도가 나가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원하는 컨텐츠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 구독료 월 13달러와 아마존 프라임 가입비로 월 10달러 가량을 지불하고 있다. 21세기 폭스와 인수합병한 ‘컨텐츠의 강자’ 디즈니가 올해 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Disney+)를 출시하면 월 7달러 정도는 추가 지불할 의향도 있다. 지금까지는 케이블 사용료보다 적은 비용인 30달러를 내고도 훨씬 많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어 가성비면에서 대만족이다.


올 가을 애플TV플러스가 스마트TV와 연동되는 서비스를 공개하고 나면 월 사용료를 또 얼마나 추가 지불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10달러 내외라면 여전히 코드 커터족으로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출비용을 따지면 라이브 스포츠 시청에 열광하지 않는 기질이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경제잡지 포브스가 최근 인용한 2019년 OTT 사용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61%가 스마트TV를 소유하고 있다. OTT 서비스를 사용하는 미국인은 전체의 52%에 달한다. OTT 서비스의 주 사용자는 18세부터 34세 시청자가 65%를 차지하는데 평균적으로 OTT 컨텐츠를 시청하는데 3가지 다른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고 조사됐다. 기존의 케이블이나 위성을 잘라버리는, 다시말해 유료방송 가입을 해지하는 ‘코드커팅’의 추세를 부추기며 급성장한 OTT 플랫폼 선발주자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에 모두 가입하고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IT에 능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경우 현재 1개 이상의 OTT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지만,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 TV플러스 등이 출시되면 15개 채널 정도를 보기 위해 월 100달러까지 지출할 의향이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2016년 미국인이 월평균 103달러를 유료방송 가입에 지불하고 있다던 통계와 같은 금액이다.

코드커팅의 핵심 장점인 ‘비용 절감’이 무너지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TV 리모콘에 가장 먼저 홈 버튼을 추가한 넷플릭스에 이어 두 번째로 합세한 아마존 버튼을 밀어내고 어떤 플랫폼 버튼이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하은선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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