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겸손과 프렌드쉽
2019-04-12 (금)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태어나 자란 곳보다 이곳 생활이 오래되어서일까. 구태여 호불호(好不好)를 가리지 않는다고 해도 이곳 문화가 더 편히 느껴진다. 코리언 아메리칸이 된 지도 오래되었으니 한국의 ‘겸손’에 더해 미국의 ‘프랜드쉽’을 얹고 생활하는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곳 삶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분도 있지만 나는 미국에 감사한 마음을 지니며 감지덕지 살고 있다. 겸손을 뜻하는 ‘humility’는 라틴어 ‘humurus’에서 왔으며 ‘땅’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딛고 있는 땅에 가깝게 자신을 낮추어 사는 삶을 함축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낮추어 살기는 쉽지 않아서 때로는 말과 행동이 어긋나게 될 때 주위에 사람들은 당혹감을 갖게 된다. 보편 타당성 있는 사회생활을 생각해 보아야 하며 그 실천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개의치 않을 때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아주 작은 발상의 전환을 생각지 못해 겸손함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더욱 성숙한 위치로 끌어 올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겸손이란 자신을 낮춤으로 타인이 호감을 느끼게 되는 정신적인 양식이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억지와 큰 목소리의 갑질이 없고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사회, 설령 의견이 다름으로 논쟁을 했다 해도 다음 날 웃으며 진솔한 대화를 하는 이곳의 밝은 문화를 좋아한다.
정(情)에 이끌려 소신 없이 편 가르는 한국 분들의 모습은 미국 사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호감과 기쁨을 주는 친절함은 고마움을 느끼게 하며 진실한 마음이 담긴 인사는 상대방의 머리와 가슴에 잔잔히 스며든다. 단체 리더의 권위를 인정하며 한번 선택된 지도자의 안내를 따르는 이곳의 좋은 관습도 한인들의 모임에서 존중되어야 하며 본받아야 할 점이다.
공정한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노력과 정직, 신용을 미덕으로 삼으며 장애인과 약자를 배려하여 일반인과 같이 살아가는 Friendly 한 사회에 몸담고 생활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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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