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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격서 정체성 찾는 여성 아티스트 개척자들

2019-01-28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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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혜명·박윤정·원미랑 3인 ‘변화의 중심’전

▶ 동-서양 전통-현대 추상-형상 구조물·실험작·빛의 세계로…

미주 화단에서 세 여성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 ‘변화의 중심’(Core Evolution)이 열린다.

오는 2월1~15일 LA한국문화원 2층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2019 LA 아트 프로젝트 2번째 순서로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중심적 역할을 하며 활동하고 있는 원미랑(샌프란시스코), 박윤정(샌디에고), 현혜명(LA) 3인의 작품 45점을 소개한다.

문화원 전시담당 태미 조씨는 “이번 전시는 1960년대에 한국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과 프랑스에서 미술을 전공한 한인 여성작가 3명은 새로운 문화에 대한 충격과 자신이 갖고 있던 이념과의 싸움, 그러한 혼돈을 거치면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간 개척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 세 작가는 동·서양 문화의 융합과 자신들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열정으로 캘리포니아에 뿌리를 내리고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박윤정씨는 항상 실험작을 만드는 태도로 작품에 도전한다. 이번 전시에는 ‘얼음과 물’ ‘글을 보내며’라는 2개의 다른 시리즈 작품들을 보여준다. ‘얼음과 물’은 알래스카의 광대한 빙하를 보며 인간으로서 시간적이나 크기로 느끼는 겸허함과 순간적인 인생의 무상함을 표현했다. 또, ‘글을 보내며’ 시리즈는 그녀가 가끔씩 쓴 글과 몇 년전 타계한 남편 글을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바닷가 파도에, 그리고 집 과수원에 보내면서 아직도 그와 대화를 해 보는 작품이다.

원미랑씨의 작품은 캘리포니아의 햇빛을 담은 듯 작품 표면에 흐르는 빛이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얇고 부드러운 금속망 위에 불로 태워져 기록된 꽃잎들은 아름답지만 곧 사라져 버리는 존재의 확실성과 순간성의 상징이다. 작가는 “자연의 변화하는 순간 속에 확실히 존재하는 영구성과 무한성을, 흔히 보며 지나쳐 버리는 ‘꽃잎’이란 형태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혜명씨는 그녀의 지나온 과거가 작품 속에 영감을 불어 넣는다. 동서양의 문화 간 밀고 당기는 일은 그녀의 작품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동양과 서양, 전통성과 현대성, 추상과 형상 등 동서양의 예술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시각적 도구와 구성의 구조들이 부딪히는 긴장감이 작품에서 재창조 된다. 그녀의 작업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격자, 스크린, 패치 및 조각은 일상의 경험에 대한 소우주를 표현한 시간의 공간적 변화를 의미한다.

2019 LA 아트 프로젝트 ‘변화의 중심’ 전시 개막은 오는 2월1일 오후 7시 LA한국문화원에서 열린다. 문의 (323)936-3014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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