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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보유 확실하면 올해가 내집 마련 적기

2019-01-24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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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량 감소 우려에… “과열상태서 정상으로 조정”

▶ 주택가격은 상승 전망 속 상승폭은 크지 않을 듯

2013년은 주택 시장이 부활의 시작을 알린 해다. 직전 6년간은 주택 거래 실종, 주택 가격 폭락, 대규모 차압 등 온갖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겪은 기간이었다. 남가주 주택 시장 역시 2013년은 침체기에서 벗어난 해다. 주택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주택 가격은 한 해에 무려 약 23%나 치솟으며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지난해까지 약 6년간 남가주 주택 시장에서는 직전 호황기에 버금가는 강한 회복세가 지속됐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가 올해 남가주 주택 시장을 전망했다.

■ 물음표로 시작한 2019년

2019년 남가주 주택 시장은 현재 여러 물음표로 가득 찬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주택 거래와 주택 가격 상승이 동시에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올해도 집값은 상승을 이어갈까, 아니면 하락세로 돌아서는 해일까. 셀러스 마켓에서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이 이뤄질까, 침체 우려는 없나 등 불투명한 전망으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모기지 이자율 상승 여파로 올해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지난 수년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주택 매물은 올해부터 서서히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 가격은 올해도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겠고 정체 현상을 보이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

■ 올해 침체는 없다

올해 주택 시장에 침체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지만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2020년 전까지 침체 위기는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 연구 기관 비콘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손버그 연구원은 “침체가 언제 발생할지에 대한 예측은 의미가 없다”라며 “침체 요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침체도 없을 것”이라며 올해 침체설을 일축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거주 목적이라면 올해 주택 구입에 나서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단기 매매 차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의 ‘플리핑’(Flipping) 구입은 주택 가격 둔화 전망이 크기 때문에 올해 많이 감소할 전망이다. 짐 도티 채프만 대학 이코노미스트는 “플리핑 시대는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주택 가격 둔화 전망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 집값 소폭 상승에 그칠 것

부동산 업계에 의하면 주택 구입을 미루는 바이어가 늘고 있는데 이유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적어도 올해 안에 가격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가격 상승폭은 전년보다 낮겠지만 약 3%~5%의 가격 상승을 예측했다.

‘가주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와 채프만 대학은 올해 남가주 주택 가격이 약 3.1%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채프만 대학 측은 “오렌지카운티의 집값은 올해 약 2.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과거 상승폭을 감안하면 가격 둔화 현상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캘스테이트 풀러튼 경제학자들은 남가주 주택 가격 전망치로 채프만 대학과 CAR보다 높은 약 4%~5%를 제시했다. USC 러스크 부동산 센터만 유일하게 가격 하락을 예측했다. 리처드 그린 러스크 센터 디렉터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과 인구 유출 증가로 L.A. 및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주택 가격이 향후 2년간 약 5%~1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구입 열기 가라앉을 것

올해 주택 거래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가 우려된다. CAR는 올해 가주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약 3.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도 주택 거래는 전년대비 약 3.2% 하락을 기록한 바 있다. 남가주에서 오렌지카운티의 주택 거래가 특히 큰 폭의 하락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채프만 대학에 따르면 올해 오렌지카운티 재판매 주택과 콘도 미니엄 거래량은 약 4.7%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 거래 감소로 불필요한 구입 경쟁이 줄면 보다 수월한 주택 구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주택 거래 2년 연속 감소가 ‘바이어스 마켓’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브레아 소재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리얼 데이타 스트래터지스의 팻 벨링 컨설턴트는 “주택 시장이 과열 상태에서 정상 수준으로 조정되는 과정일 뿐”이라며 “정상적인 주택 시장 상황에 익숙지 않아 조정기를 거치는 동안 시장의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내 집 마련, 올해도 늦지 않다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주택 구입 적기는 항상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다. 지금 되돌아보면 2007년은 주택 구입에 나서면 안 되는 해였던 반면 5년 뒤인 2013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집을 마련했어야 했던 주택 구입 적기인 시기였다. 그렇다면 올해는 과연 주택 구입에 나서도 좋을까? CAR이 지난해 9월 시장 소비자들에게 주택 구입 적기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설문 조사에 참여자 중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약 78%가 주택 구입 적기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리처드 그린 USC 러스크 부동산 센터 디렉터는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해 5년 이상 거주할 계획만 확실하다면 주택 시장 등락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라며 주택 구입 시기로 늦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캘스테이트 풀러튼 우즈 경제 분석 및 예측 센터의 애닐 퓨리 디렉터는 “주택 구입 타이밍 예측은 주식 시장 타이밍 예측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충고했다. 채프만 대학 도티 이코노미스트 역시 “주택 가격이 향후 7년간 매년 2%씩만 상승해도 주식 투자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며 “주택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주택 구입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투자”라는 조언을 전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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