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연 리뷰 / 이루마 LA콘서트 ‘프레임’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지난 22일 할리웃 돌비극장을 꽉 채운 3,100명의 관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 HagiEn 제공]
프레임 속 피아니스트는 올 한해 넘치도록 아름다운 기억만을 꺼내보게 했다. 피아니스트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라는 인디고 블루도 높은 무대를 채운 프레임에 들어가니 안셀 아담스의 클래식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첫 눈이 내릴 것 같은 몽환적인 조명, 가끔씩 무대를 비추던 흑백의 영상, 그리고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그의 마음에서 꺼낸 ‘프레임’은 라이브 공연장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꽉찬 감동으로 남았다.
지난 22일 할리웃 돌비 극장에서 열린 이루마의 2018년 미국 투어 ‘프레임’(Yiruma LIVE in America 2018 frame)은 3,100명의 관객 대부분이 타인종이었고 클래식 연주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고교시절 들었던 이루마의 영화음악에 홀려 10년 만에 친구까지 데려왔다는 금발의 제시카, 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티켓을 사줬다며 오케스트라석 제일 앞에 앉은 중년부부, 뒷 모습만 봐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이루마의 프레임을 들여다봤다.
이루마는 특유의 영국식 발음으로 자신이 연주할 곡들을 조근조근 설명했고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 ‘동화’(Fairy Tale) 소개를 시작으로 환호성이 터져나올 때마다 “예스, 예스”를 연발했다. ‘여름향기’의 테마곡으로 사용된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으로 1부가 끝나고 2부 첫부분에는 피아노 연주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여성 관객을 초대한 이루마의 즉흥 연주 코너가 시작됐다. 건반 하나만 계속 누르는 그녀와 함께 이루마는 ‘가족’을 테마로 한 곡을 직접 연주해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선사했다.
블라인드 필름과 녹턴, 플러워와 샤콘느, 문라잇 송, 인디고, 리버 플로우 인 유, 최근 앨범 ‘프레임드’(frames) 수록곡들을 연주한 이루마는 객석에서 보내는 앵콜 요청에 ‘회상’(Reminiscent)와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로 화답했다.
LA 콘서트는 돌비 극장 3,400석을 91% 채운 매진에 가까운 기록을 세웠다. 이루마의 미국 투어 공연기획사 ‘하기엔’(HagiEn)은 샌호세와 LA, 뉴욕은 2016년에 이은 두번째 공연으로, 샌호세는 올해도 매진을, 뉴욕 역시 2년 전 카네기홀 공연에 이어 올해 링컨센터 공연도 매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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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