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God created man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created He him.
이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하나님의 형상으로 그를 창조하시니라.
동네 이웃 중 제법 심각한 '치매'(癡呆, dementia)로 주위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던 친구가 하나 있었죠. 기억할 건 못하고, 기억 안해도 될 걸 바득바득(?) 기억하며 기인(奇人)처럼 굴던 그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He passed away. 훌쩍 지나가셨대. 왠지 우리말 표현이 생생하게 들립니다. "돌아가셨대." He returned. He returned home.
과연 그는 왔던 곳으로 "돌아갔을까?" 인생 말년 대부분 모든 걸 기억하지 못하던 그가, 육신이 죽은 뒤 '돌아갈' 여정은 기억해냈을까? 아님, 그의 기억과 상관없이 몸이 죽은 뒤 '영/혼'의 여정은 이미 예정된 수순을 밟게 되는 걸까? 살아 생전 '디멘치아'(치매)로 이미 기억과 사고 능력을 크게 잃었던 그가, 과연 '돌아가는' 길은 잘 찾아 갔을까?
종종 만나던 사람이 그만 저 세상 분이 되었다는 생각. 뭐 그저 그렇고 그런 이웃 부고(訃告). 그런데, 가만히 사유컨대, 살았건 죽었건 우린 모두 '영적(靈的) 치매'를 심각하게 앓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제법 진하게 번집니다. 사람은 과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다들 생각해 보는 의문, 그리고 동시에 다들 잊고 사는 질문. "인생은 나그네 길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그렇게 노래도 부르며 기억하는 질문, 그러나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길에 /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이랑 두지말자"며 그저 잊고 마는 질문.
평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주중 주말 하루도 빠짐없이 영성체(領聖體)하던 그는 과연 주님 품에 안겼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태초'(太初)라 불리는 '영원 전 과거'에 창조된 인간의 기원을 기억합니다. 조물주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 창조주의 'image'[모습/형상] 그대로 지어진 사람. 그렇게 남자와 여자로 창조된 인간의 '영/혼/육'은 과연 그렇게 지어진 모습을 제대로 기억하며 사는 걸까? 창조론을 믿던 진화론을 따르던, 어쨌거나 태초의 기억을 잊지 않고 사는 인생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런 기억이 왜 중요하냐고 되묻는 무지하고 '뻔뻔한' 질문이 그다지 부끄럽지도 않게 들리는 게 바로 지금 세상?
And the LORD God formed man of the dust of the ground, and breathed into his nostrils the breath of life; and man became a living soul." [Genesis 2:7]
주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명의 숨을 그의 콧구멍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살아 있는 혼이 되니라.
바로, 이 때를 제대로 기억해야, 'spiritual dementia'로부터 자유로운 게 아닐까. 어떻게 지어지고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잊고 산다면, 그 '영적 치매'로 인한 무지로부터 어떻게 탈출할 수 있으랴. 영적 치매로 인해 영적으로 무지하다면, 그 혼이 육으로부터 떠나 영으로 귀환할 때, 과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So God created man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created He him.
이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하나님의 형상으로 그를 창조하시니라.
사람은 다른 피조물과 달리, 그저 "있으라!"는 말씀으로 지어진 게 아니라, 창조주께서 직접 '숨'을 불어넣으심에 그분 형상대로 지은 바 되었다는 사실. 바로 그 '기억'이 지극히 소중함을 명심하고 사는 혼(魂)이라야, 육(肉)이 흙으로 돌아간 뒤, 창조주의 영(靈)께로 제대로 '돌아갈 줄' 아는 게 아닐까. 치매라는 세상 병을 앓다 간 이웃의 소천(召天) 소식에, '영적 치매'를 심하게 앓고 있는 우리 모두의 처지를 돌이켜 봅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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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