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도자의 자질과 선거

2018-11-06 (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작게 크게
지도자의 자질과 선거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지도자는 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를 시민들에게 설득하면서 지지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을 만든 민주주의 선거제도이다.

미국은 많은 나라들이 왕정이었던 1776년 당시 가장 현대화된 정치제도를 창조하였다. 미국 건국의 일꾼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여러 나라 출신들의 이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서로 손해 보지 않으며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만들어낸 제도가 오늘의 미국을 만들었다.

사실상 전 국민이 투표해서 뽑는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행정권한을 주었고,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 인구수에 따라서 연방하원 제도를 두었고, 인구가 많은 주와 그렇지 않은 주가 서로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연방 상원제도를 두었다. 그러면서 연방의 강화를 꽤하였다. 그런 노력이 위기를 맞은 것은 1860년 링컨 대통령이 당선돼 흑인 노예제도 폐지를 선언하면서였다. 그러자 남부연합이 분리 독립을 선언해 연방이 심각하게 분열되었고 결국 전쟁을 통해서 해결이 되었다.


그리고 1964년 민권법이 통과되면서 미국에서 백인에 의한 인종차별은 연방법에 의해서 금지가 되었다. 그리고 수십 년 후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였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전 세계가 주목했고 미국의 선택을 환영했다. 미국 내 수많은 유색인종들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보면서 자신들도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도 했다. 바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인종화합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유색인종들의 약진이 역풍을 맞았다. 대통령 선거유세장에서 유색인종을 혐오하는 군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고 유색인종들 중 더욱 지위가 낮은 이민자들은 그들의 적이 되어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지칭했지만 반 유색인종 군중들은 합법·불법 이민자를 가리지 않고 증오와 혐오의 발언들을 서슴없이 언론들 앞에서 쏟아 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대통령은 지금 미국의 삶이 어려워진 것은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있는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군중들은 분노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을 옹호하는 민주당 후보 힐러리를 감옥으로 보내라고.

2018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들의 분노는 현실로 나타났다. 진보적이고 친 이민자 친 소수계 정책을 지지했던 인사들과 민주당 지도부에게 폭탄 소포를 보내고 소수계중 가장 성공한 유대인 교회에 난입해 ‘악마의 자식들’이라며 총기를 난사했다. 이보다 이틀 전에는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마켓에서 한 인종혐오자가 흑인을 총격 살해했다. 뿐만 아니다. 뉴멕시코에서 체포된 미국출생 멕시코계가 출생증명서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 가져갔더니 이게 가짜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고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무릇 지도자는 특정집단, 특정인을 지목해서 혐오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나라의 화합은 사라지고 상호대립과 충돌이 일어난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미국의 지도자들은 그런 통합의 리더십 보다는 자기 지지기반의 결집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선거지도를 보면 공화당 지역은 더욱더 붉게, 민주당 지역은 더욱더 푸른색으로 변해왔다.

소수계 이민자로서 미주 한인들은 폭풍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미국의 역사 한 가운데 서 있다. 그런 가운데 중간선거 날이 밝았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