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운의 아이콘’ 로즈, 집념의 부활

2018-11-02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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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 최연소 MVP에서 4차례 무릎 수술 후 저니맨 신세 전락

▶ 지난 2월 자신 방출한 유타 상대 50득점 폭발 후 눈물 ‘왈칵’

‘불운의 아이콘’ 로즈, 집념의 부활

데렉 로즈가 자신의 생애 최고 50득점을 뽑아낸 뒤 코트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AP]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가드 데렉 로즈(30)가 전성기에도 하지 못했던 한 경기 50득점을 뽑아낸 뒤 눈물을 왈칵 쏟았다.

3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센터에서 벌어진 미네소타와 유타 재즈의 경기에서 로즈는 50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맹활약해 미네소타의 128-125 승리를 이끌었다.

로즈는 시카고 불스에서 뛰던 2011년 만 22세의 나이로 경기당 평균 25점, 7.7어시스트, 4.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리그 역사상 최연소 MVP로 선정됐다. 한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재능을 지닌 그는 당장 차세대 최고 수퍼스타 반열에 올랐으나 이후 그의 커리어는 꼬리를 물고 이어진 부상 때문에 엉망이 되며 재능을 제대로 피워보이지도 못한 채 스러지는 듯 했다.


2012년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시작으로 2013년 11월 오른쪽 무릎, 2015년과 2016년에 또 한 번씩 무릎 수술을 받는 등 무릎 수술만 네 번 받으며 그때마다 장기간 코트를 비워야 했다. 결국 그는 한때 리그 역사상 최연소 MVP로 촉망받던 수퍼스타에서 저니맨 신세까지 수직 전락했다. 2016년 뉴욕 닉스, 2017년 토론토 랩터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잇달아 팀을 옮겨야 했고 올해 초 클리블랜드에서 유타로 트레이드된 직후엔 바로 방출되는 설움까지 겪었다. 유타는 당시 클리블랜드, 새크라멘토 킹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로즈를 얻었지만 단 한 경기에도 내보내지 않고 단 이틀 만에 곧바로 그를 방출했다. 방출된 이후 로즈는 한 달간 새 둥지를 찾지 못하다가 올해 3월 초에야 시카고 시절 사령탑인 탐 티보도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그리고 그는 이날 자신을 방출한 유타와 시종 피말리는 접전이 펼쳐진 경기에서 4쿼터애 15점을 포함, 후반에만 34득점을 쏟아내는 등 50득점의 맹활약으로 지미 버틀러 등 주전 2명이 빠진 미네소타를 승리로 견인했다. 로즈는 이날 4쿼터 종료 54초전 미네소타가 121-122로 뒤지던 상황에서 골밑을 파고들다 절묘한 페인팅으로 수비수 루디 고베어를 따돌린 뒤 골밑슛을 성공시켜 미네소타에 리드를 안겼고 종료 13.8초를 남기고 프리드로 2개를 성공시켜 이날 49, 50번째 득점을 올리며 팀에 3점차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종료 2.7초전 유타 단테 엑섬의 동점 3점포 시도를 블락해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후 코트에서 TV 인터뷰를 하게 된 로즈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으로 눈물이 글썽한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50득점의 의미를 묻자 “내겐 모든 것”이라면서 “정말 힘들게 노력했다. 이 구단과 팬을 위해, 이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오늘은 정말 굉장한 밤”이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 이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로즈가 온갗 역경을 딛고 승리한 과정은 진정한 인내의 상징”이라면서 “데릭 로즈는 그가 왜 아직도 수퍼히어로인지를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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