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기대하는 ‘푸른 파도’도, 트럼프가 장담하는 ‘붉은 파도’도 아닌, ‘증오의 파도’가 중간선거를 눈앞에 둔 미국을 덮치고 있다.
2018년 가을 미국이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위협은, 중남미에서 몰려오는 난민행렬 ‘캐러밴’이나, 입국금지 시킨 중동 무슬림에 의한 테러모의에 앞서 분열의 시대 양극화 정치가 빚은 증오 폭력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부터 26일까지 클린턴과 오바마 전 대통령들을 비롯한 13명의 민주당·진보 인사들에게 폭탄소포가 우송되었고, 트럼프 열성지지자로 알려진 사건의 용의자가 플로리다에서 체포된 지 24시간이 채 안된 27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선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한 범인에 의해 1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 사이 루이빌에서 흑인교회에 난입하려다 실패한 백인 총격범이 식품점에서 무차별 난사로 흑인 2명을 사살한 사건은 뉴스의 각광조차 별로 받지 못했다.
“3건의 증오범죄로 13명이 살해당하고 3명의 증오에 찬 용의자가 체포된 지난주의 72시간”은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감당하기 힘든 재해나 참사에 직면한 순간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은 대통령이다. 강하면서도 침착한 리더십을 확인하며 위로를 받고 불안을 잠재운다. 우주선 챌린저호가 폭발했을 때 레이건도, 9.11 테러를 당했을 때 부시도, 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했을 때 오바마도, 확고하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당파를 초월한 국민단합을 이끌어내며 위기에 대처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도 잇단 폭력을 강력 비판하며 단합을 촉구했다. 세 건의 사건 모두 트럼프에게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양극화 정치를 트럼프가 시작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선 후보 때도, 대통령이 된 후에도 편견과 차별을 부추기는 노골적 선동을 핵심전략으로 삼아온 대통령의 ‘단합 촉구’는 설득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당장 민주당과 반 트럼프 진영과 언론에선 “분노와 증오의 풍토를 조성해온”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었다. 미 유대계 지도자들도 피츠버그를 방문할 것이라는 트럼프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당신이 영향 끼친 폭력의 정점”이라며 “백인 민족주의를 비난하고, 모든 마이너리티를 겨냥해 위험에 빠트리는 행동을 멈추기 전까지는 피츠버그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격에 나선 공화당 지도부는 입을 모아 “트럼프는 책임 없다”를 강조하고, 트럼프 자신도 선거유세와 트윗을 통해 언론과 정적들을 맹공격하는 말 폭탄을 다시 퍼붓고 있다. 지난주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의 증오 폭발 위험성이 내포된 분열 정치가 계속될 것을 의미한다.
국가안보 관계자 조시 캠벨의 지적처럼 증오범죄는 “공화·민주의 당파정치를 넘어서는 훨씬 크고 중요한 이슈, 공공안전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그리고, 정치 리더들의 선동적 갈등 조성으로 ‘위험에 빠트려질 마이너리티’엔 한인도 포함될 수 있다.
덮쳐오는 ‘증오의 파도’를 가라앉히는데 우리도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 힘을 보여줄 투표가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