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화정착, 도전과 과제

2018-10-29 (월) 12:00:00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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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정착, 도전과 과제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간의 유럽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가 시작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 노력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지원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성과는 절반의 타작. 유럽 정상들은 한국의 평화정착과 비핵화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되는 시점에서 제재를 어느 정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19일 아셈 정상회의 의장 성명을 통해서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나름대로 남북관계 개선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부에서 비핵화의 속도보다 너무 앞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 가면, 미국과 불협화음이 나올 위험도 있다. 미국은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한미 간에는 분명한 이견이 있다. 한국은 북한이 의미 있는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려면, 미국이 무엇인가를(종전선언이든, 제재 완화든) 북한에 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제재의 완화를 완강히 반대한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응한 것도 미국이 주도한 제재와 군사적 위협 때문이었다고 믿는다.

남북은 DMZ의 긴장완화를 위해 빠른 속도로 협력하고 있다. 평양선언과 함께 채택된 남북 간의 군사합의 내용에는 비행금지 구역설정 등 북측에 유리한 것들도 있다. 그러나 남북 간의 실질적인 경제협력은 유엔 제재, 미국의 단독제재나 한국의 5.24 조치 등의 해제 없이는 실천할 수 없다.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던 제2차 북미정상 회담도 언제 열릴지 확실치 않다.

북한은 미국의 안전보장을 원한다. 미국은 비핵화 후에만 주겠다고 한다. 그 이전에 남북 간의 관계개선과 신뢰구축은 북한으로 하여금 어느 정도 안전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비핵화과정을 진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미국을 믿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북한은 미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도 대체로 북한을 혐오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과 관계가 좋다고 여러 차례 말해온 트럼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트럼프의 재선은 두고 봐야한다. 한국에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도 두고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평화정책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지만, 경제정책과 개혁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 두 분야의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만약 한국에서 정권이 다시 보수진영으로 넘어가면, 그동안 진전된 남북관계는 원점으로 돌아 갈 수도 있다.

한국에는 김정은과 북한체제를 반대하는 보수 세력이 만만치 않다. 그들이 재집권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더불어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의 말처럼, 과거 보수당의 집권시 남북관계가 후퇴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현 정권의 임기 중에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 과정에 되돌릴 수 없는 진척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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