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늘어나는 독신 풍조

2018-10-27 (토)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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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非婚)과 미혼(未婚)은 다르다. 미혼은 아직 결혼을 안 했지만 장차 결혼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가리키고, 비혼은 아예 결혼할 의사가 없음을 말한다. 한국의 비혼 가구가 520만3,000 가구, 즉 전 국민의 27%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종래의 통념을 훨씬 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 통계 속에는 독거노인과 황혼이혼자들이 빠져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결혼을 거부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왜 비혼족이 늘어날까? 우선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개인의 선택사항이다”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일반적으로는 행복과 연결시킨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결혼 안 해도 행복하다. 나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에 따르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비혼족이 많아지는 것은 솔로 예찬의 조류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여러 가지 문화생활과 취미생활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혼자 먹는 식사를 요즘‘ 혼밥’이라고 한다던데 함께 먹는 식사보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이래저래 결혼생활을 기피하게 된다.


현대인의 특징은‘ 성공에의 욕심’이다. “빨리 성공하는데 결혼생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결혼을 기피한다. 특히 여성들은 직장생활과 출산 육아 등을 겸하기 쉽지 않아 결혼을 기피한다. 결혼은 곧 희생이란 관념까지 생기게 된다.

한 가지 더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이다. 서울시의 연구에 의하면 경제문제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소위 비혼족이 20대 청년의 39.7%, 30대는 39.2%로서 경제문제가 큰 작용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12년 동안의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모아야 한다고 하니 결혼을 망설이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세계에서 집값이 두 번째로 비싼 도시가 서울이라고 하니 젊은이들의 고민에 공감이 간다.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에 대하여 신현섭 교수(교육학)는 “청년들이 가정에 대하여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오늘날 젊은이들은 가정에서의 소통부족, 소속감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서울 가정문화원 원장 두상달 박사는 “결혼이란 본래 부족한 사람끼리의 결합이므로 서로 보완해 주는 종합예술로 알고 계속 화합을 위하여 힘쓰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성경은 ‘가정은 그 가정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내기 위하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결혼에는 두 사람의 만남뿐이 아니라 신의 영광을 이 세계에 펴는 거룩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의 우주 경영을 위한 목적에 두 사람의 팀웍(Teamwork)이 이바지하는 것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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