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이라는 나라

2018-10-26 (금) 김갑헌 맨체스터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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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

김갑헌 맨체스터대학 교수

일본이라는 나라. 우리의 이웃이지만 좋은 이웃으로 생각되지 않는 나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나라지만 우리는 아주 무시해 버리는 나라. 얼마 있으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나라. 그러나 노벨상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우리를 초라한 열등감 속에 몰아넣는 그 나라!

일본에 관한 글을 여러 편 썼더니 당신 친일파 아니냐고 시비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친일파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일파도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애써 감추는 일본의 괘씸죄를 용서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일본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그 것을 배우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 되었다. 이 가운데 혼조 다스쿠 교토대학 명예교수가 있었다. 올해 다스쿠 박사에 이르기 까지 일본인(일본계 포함)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등 과학에서만 23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문학상, 평화상까지 합하면 무려 27명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곧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현주소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무엇을 배워야 일본과 대등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그들의 견실한 사회적 기본가치 일까? 창조적 사회의 기초는 그 구성원들의 올바른 성품에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노벨상도 나오고 새로운 창작과 발명, 발견들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우선 잃어버린 우리의 기본가치를 회복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웃의 좋은 가치는 수용하고 또한 배워야할 것이다.

일본을 방문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몇 가지 일본인의 덕목이 있다. 정직하고 근면하다, 예의바르고 어른과 선생을 존경한다, 준법정신이 높다, 장인 정신이 깊고 작고 세밀한 것을 중요시 한다 등등이다. 이런 사회적 덕목들이 합해서 피워낸 꽃의 하나가 스물일곱 개의 노벨상이 아닐까?

이 덕목들은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이다. 이런 가치들 위에 한국사회가 바로 서는 날 노벨상은 물론이요, 그 보다 더 귀한 이웃으로 돕고 상생공존 하는 한국과 일본의 선린관계가 이루어 질 것이다. 꿈이 아니길 빈다.

<김갑헌 맨체스터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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