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피아니스트 조성진, 음악 향한 진지함 달빛 같은 연주

2018-10-19 (금) 하은선 기자·사진 LA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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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디즈니홀 독주회

[인터뷰] 피아니스트 조성진, 음악 향한 진지함  달빛 같은 연주
세계적 연주자로 성장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의 LA데뷔무대다. 조성진은 LA필하모닉 100번째 시즌 장-이브 티보데 등 거장들과 함께 콜번 명사 시리즈에 초청되어 오는 24일 오후 8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본보 후원으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그만의 남다른 곡 해석과 흡인력 강한 연주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없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지난 1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2년 만의 인터뷰에 반가움을 표한 것도 잠시, 진중함과 음악을 대하는 진지함이 이번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 카네기홀 데뷔, 베를린필 협연에 이어 디즈니 홀이다.

▲생각보다 연주하고 싶었던 무대에 빨리 서게 되어 놀라기도, 기쁘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콘서트홀 중 하나인 LA 디즈니 홀에 서게 되어 너무 기쁘다. 카네기 홀 데뷔는 꿈이라기 보다는 어릴 적부터 소망해온 무대였다. 연주활동을 시작하면서 연주무대는 똑 같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연주를 할 수 있는 여건에 개의치 않는다. 연주할 때는 무의식 상태이고 무대 위에서는 즉흥적이다.


- 클래식 붐을 일으켰다.

▲커리어를 쌓은 지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아 프로페셔널과 비교하면 ‘신인’인데도 많이 와주셔서 콘서트홀을 꽉 채워주신다. 또, 연주회가 끝나고 사인회를 할 때면 아직도 신기한 느낌이 있다. 스스로도 연주회를 많이 다녔는데 흔하지 않은 풍경이다. 연주자와 만나기 위한 기다림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데 감사할 따름이다.

- 올해 두 번째 남가주 공연인데

▲이번 미국 투어는 뉴저지 심포니 협연으로 시작되어 서부 5개 도시와 시카고, 토론토 7번의 리사이틀, 그리고 필라델피아 협연을 한다. 리사이틀과 심포니 협연은 레퍼토리가 다른데, 리사이틀은 연주곡 선택부터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어 편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뷔시 영상 1집과 2집, 쇼팽 곡들을 연주한다.

- 쇼팽 이후 드뷔시를 택한 이유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하면서 드뷔시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2017년부터 드뷔시 연주를 시작했는데 프랑스에서 공부하며 느끼고 배운 것을 음악으로 담아내고 있다. 드뷔시는 쇼팽을 존경했다. 쇼팽 작품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내년 5월까지 드뷔시 작품을 연주하고 중단한다. 앞으로 연주하고 싶은 곡은 정말 많다.

- 사이먼 래틀, 정명훈, 정경화 등 거장과 협연했다


▲베를린필과의 협연은 스스로 한 단계 더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정명훈, 정경화 선생님은 한국 클래식 1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훌륭하시다. 음악적으로 너무 존경한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저희 세대도 없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정경화 선생님과는 한국에서 듀오 공연을 했고, 정명훈 선생님과는 이탈리아에서 연주했고 파리에서도 할 예정이다. 배우는 게 너무 많고 특히 리허설을 하면서 음악적 아이디어를 볼 수 있어 즐겁다.

-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사람들은 ‘천재’라는 말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인슈타인, 모차르트가 내게는 천재이다. 연주자는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보다 재능이 있어 연주 무대를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24일 오후 8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에서 리사이틀이 끝난 후 LA필 스토어 로비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씨와 직접 만나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은선 기자·사진 LA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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