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방세동

2018-10-16 (화)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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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김민성 / 내과 전문의

심방세동이란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부정맥 질환으로 심방수축기능이 소실되고 심방의 미세떨림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심실수축도 규칙성을 잃어버리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가슴통증, 가슴이 빨리뛰는 느낌, 호흡곤란 등이 있는데 어떤 환자들은 심방세동이 있는데도 특별한 증상을 못 느낀다. 증상이 없으면 괜찮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분이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가 않다. 만성적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수축기능이 없는 심방 내에서 혈액이 정체되어 쉽게 응고되고, 그 응고된 혈전이 동맥을 타고 뇌로 올라가서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심방세동환자를 정상박동으로 되돌리는 전기치료를 할 때에도 반드시 식도쪽에서 심장을 바라보는 초음파 검사를 먼저 시행해서 응고된 혈전이 이미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전기치료 등이 필요하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행하는데, 혈액응고를 막아주는 약과 심박 속도조절을 해주는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속도조절약이 처방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심방세동 환자에서 심실의 수축작용이 제어가 안되고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등의 문제가 자주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Atrial fibrillation/rapid ventricular rate 상태라고 부르며, 응급상황으로 간주된다.


심방세동 환자가 근래들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이 많이 생기는 현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과거보다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능력이 진보해서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일반인이 일생 동안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을 확률이 20%에 달하게 되었으므로, 전체 인구 5명 중 한명으로 적은 숫자가 아니다.

얼마 전, 어느 60대 환자분이 내원하셔서 하는 말씀이 평소 아무런 문제가 없고 건강한 체질이라고 했다. 그런데 진찰시 청진을 해보니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소리가 감지되었고, 팔다리의 맥박 또한 불규칙하였다. 심장 초음파를 시행한 결과 만성적인 심방세동으로 심장의 크기가 늘어난 상태였으며, 그대로 지속되면 만성심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어보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간헐적으로 정상맥박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어도 뇌졸중에 대한 위험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 심방세동 때 생성된 혈전이 정상 수축시에 심장을 빠져나가서 뇌혈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환자분에게는 혈액응고를 막아주는 약과 심박 속도조절 약을 함께 처방하게 되었다.

약 처방시에는 환자의 평소 건강상태나 위험인자를 따져보아야 한다. 제일 먼저 뇌졸중, 당뇨병, 혈관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심방세동이 생길 경우 심각한 뇌경색을 겪을 확률이 매년 6%에서 10%나 되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고혈압, 심부전, 고연령이 위험인자로 간주되어서 주기적인 내원이 필요하다.

다만, 간이나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나 잦은 출혈로 고생하는 환자의 경우는 조금 더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종류도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병력여부를 명확히 파악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문의 (213)352-1223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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