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축재재단 대수술 필요하다

2018-10-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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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회 LA 한인축제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수익을 기대하며 추진한 유료공연이 거액의 적자를 내면서 한인축제재단이 비상국면을 맞았다. 유료공연을 주도했던 지미 리 회장과 사무국장이 실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지만 그것으로 사태가 수습되지는 않는다. 한인사회의 이름을 건 한인축제가 이대로 괜찮은지 커뮤니티가 함께 고심해야할 때이다.

이번 유료공연은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문제는 의욕만 거창했을 뿐 기획에서부터 출연자 섭외, 티켓판매, 실제 공연에 이르는 전 과정이 너무도 주먹구구식이었다는 것이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터무니없이 비싼 출연료였다. 그만한 인기와 인지도의 공연자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썰렁한 공연장이 증명했다. 축제 장소가 대형공연을 하기에는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욕심만 앞서 무리하게 강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케이스이다.

한인축재재단은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이사들은 사명감, 책임의식, 봉사정신을 갖추어야하고 재단운영은 투명성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지난 10여년 축재재단의 모습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전 현직 회장 간, 이사들 간 내분이 끊이지 않았고, 전직 회장이 수만달러 공금유용 의혹을 받았지만 흐지부지 되었고, 분규 등을 이유로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은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번 축제 실패와 관련해서도 사임한 회장은 이사직을 유지하고, ‘강도 높은 감사’를 공언한 신임 회장은 재단 내부 이사에게 감사를 맡겼다. 누가 봐도 책임 있는 대처는 아니다. 게다가 이사는 고작 4명이다. ‘끼리끼리’ ‘내부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K팝 인기를 타고 한인축제는 이제 한류축제가 되고 있다. 타인종 참가가 늘고 있다. 하지만 한인사회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한류축제가 되려면 개선할 부분이 많다. 한인축제를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

축재재단은 환골탈태를 천명했다. 신망 받는 단체가 되려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다. 외부 감사를 통해 재정손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책임 있는 자가 책임지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울러 축제 전문가, 1.5세와 2세 등 새로운 이사들을 폭넓게 영입하고, 투명하게 새 출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축재재단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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