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신해선 칼럼] 무섭네

2018-10-10 (수) 12:00:00 신해선 칼럼니스트
크게 작게
진짜 무섭다. 미국이 경찰국가로 변해가고있는 느낌이다. 매일 배달되는 한국 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주류 일간지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심해지는 미국의 이민정책 기사가 실린다. 영주권을 신청할 때 또는 시민권을 신청할 때 전에 사소한 서류상 착오가 있었다면 서류심사 자체를 거부하고 중단한다던가, 재입국시 공항에서 각종 어려움을 당하는 기사 등등. 또한 마리화나 냄새만 풍겨도 입국불허 OUT이 될 수도 있단다.

돈 빌릴때만 필요한줄 알았던 크레딧이 나빠도 Out, 음주운전 기록만 있어도 Out. 마누라 두들겨 팬 기록이 있어도 Out. 그저 Out, Out 이다.

그뿐인가 가주내 각 도시 경찰은 주정부 지시를 무시하고 자체 내 정책으로 경찰운영을 해야 된다는 법원 판결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이민국 요원과 그 지역 경찰이 합동으로 불체자 체포에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결론도 나온다. 샌디에고와 오렌지 카운티가 머리에 떠오른다. 또 클린턴 여사가 16년 선거 때 외면했던 중가주 밸리도 떠오른다. 이민정책은 하루하루 어려워진다.


결혼생활 10년 20년도 넘는 엄마나 아빠가 이런 사소한 서류착오로 가족들과 헤어지게 만든다는 거는 이민자들로 형성되었고 한때 위대한 국가였던 미합중국에서 할 짓이 못 된다는 생각밖에는 다른 표현이 없다. 아니, 생각해보니, 다른 표현이 있을 만도하다. 이 세상에서 이유 없는 행동은 있을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지금 미연방정부는 나라를 두 쪽으로 가르는데 만 온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여야가 첨예한 대립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기가 옳다고 주장한다. 허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태평양바다 저쪽이건 이쪽이건 여당 측이다. 위대한 2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나리오를 한번 보자.

시나리오 ONE.
청와대에서 불도저 하나가 나온다. 유유히 시내를 활보하며 여의도로 간다. 뭔가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것도 같았는데 흐지부지 지난다.

시나리오 TWO.
백악관에서도 역시 불도저를 하나 내보낸다. 그런데 이불도저는 좀 사납다. 이불도저가 지난 워싱톤 정가는 발칵 뒤집혀서 쑥대밭으로 변한다. 요즘 바다 저쪽은 오히려 선진국이다. 그래서 바다 이쪽이 이런 선진대열에 가담하려면 시간과 경험이 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시나리오 ONE 에서는 부총리를 겸한 교육부 장관이 탄생하고 시나리오 TWO 에서는 미연방 대법관이 한명 탄생한다.

본란의 쑤뻐 쑤빠이가 캐어낸 정보에 의하면 공화당이 이런 난장판을 마다하면서 표로 밀어붙이는데 에는 단지 “그네표” 그것 하나 때문이란다. 그 그네표 하나가 앞으로 공화당 정책수행에 절대로 필요한 만큼 이번 11월중간 선거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경우도 마다하면서 대법원을 우리 편으로 굳혀논다는게 바로 그거다.

국회의원 선거야 2년 후 4년 후 자주 오지만 이번에 정해지는 대법관 자리만큼은 지금이 놓칠 수 없는 호기이자 앞으로 이삼십년이상 대법원 판결을 믿을 수 있게 된다는 게 그들의 작전이란다.


여태까지는 9명 정원 대법관들이 4명씩 한편이 되어 짝짜꿍 두 팀으로 나누어 놀고 있었다. 반면 9번째인 그 표는 그네를 즐기면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때로는 저쪽 때로는 이쪽과 노는 바람에 자기 팀으로 알고 있는 공화당 지도부가 영 불안한 거다. 그런데 이 그네표가 마침 퇴임을 한다. 그래서 이번에 지명권자도 우리 팀 인준하는 팀도 우리 팀 이런 절호의 기회가 공화당에 찾아온 거다.

시나리오 THREE.
어느 날 하루 공화당은 느닷없이 억억 대로 돈이 많은 부자들한테는 세금을 부과하지 말자는 법안을 상정한다. 부자들 손뼉치며 좋아한다.. 민주당 의원들 입에서는 거품이 나온다. 그런데 이게 국회에서 통과된다. 당장 민주당이 이를 법원에 고소한다. 세금을 내지 말라는 게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아서 낼만큼 내라는 재량권을 주는 거라고 공화당이 맞선다.

1심, 2심 결국은 대법원 판결로 올라간다. 공화당은 느긋하다, 대법원에 갈 테면 가라 이거다. “이래서 우리가 그 욕을 먹으면서도 얼굴에 철판을 깔았던 게 아니었겠나?” 2018년은 영원히 기록에 남는다. 자축의 술잔이 쨍그랑 쨍 부딪친다. 캐비아 수입량이 하늘로 치솟는다.

<신해선 칼럼니스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