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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2018-09-12 (수) 12:00:00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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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 1987년 국내 첫 출시, ‘밥 반찬’ 이미지 심으면서 대중화

▶ 31년간 11억개 4조원어치 팔려, 가공식품 명절선물세트 부동의 1위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CJ제일제당이 1987년 선보인‘스팸’ 광고 이미지.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2004년 선보인 스팸 선물세트.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올해 추석 CJ제일제당이 선보이는 스팸 선물세트.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명절, 우리들 손엔 ‘국민햄 스팸’

#2014년 초 ‘스팸과 사랑에 빠진 한국’이라는 기사가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즈(International New York Times)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 기사는 “한국에서 ‘스팸’은 미국으로부터 물려받은 싸구려 캔햄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절 시즌에는 세련된 포장에 3만원 대부터 그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된다”며 한국의 남다른 스팸 사랑을 보도했다.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에서 남쪽에 위치한 소도시 오스틴에는 호멜사의 ‘스팸 뮤지엄’이 있다. 이곳에서도 한국 부스는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 박물관 직원이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 광고 영상과 한국산 스팸 샘플, 스팸 선물세트 등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한국은 미국에 이은 스팸의 두 번째 최대 소비국이다.

한국전쟁 때 미군을 통해 들어 온 스팸은 찌개, 쌀밥과 자연스럽게 결합하면서 한국의 식문화 속에 자리 잡았다.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광고 카피만 들어도,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짭쪼름하고 고소한 스팸의 맛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스팸은 가공식품 명절 선물 세트로는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갖춘 선물로서 사랑받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실용적인 가공식품 선물 세트의 판매량이 점차 늘어는 가운데 스팸은 올 추석 매출만 1,300억원 달성을 꿈꾸고 있다.


◇명절선물세트, 생활상과 식문화의 ‘바로미터’=명절에 주고받는 식품 선물세트는 그 시대의 생활상과 소비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시점은 명절선물 세트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1960년대부터다. 소비재가 발달하면서 밀가루나 설탕을 명절 선물로 주고받는 문화가 생겨났다. 특히 1965년 첫 출시 된 설탕 선물세트는 고가의 선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라면, 맥주 등도 당시 소비자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었다.

요새도 명절 선물로 인기가 좋은 참치캔과 캔햄이 선물로 자리 잡은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명절 선물의 스테디셀러 스팸 선물세트가 등장한 것도 이맘때다. 제과업계에서 과자 선물세트를 출시해 명절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설레게 했다.

경제 호황기에 접어든 1990년, 고급 과일과 정육세트는 물론 100만원이 넘는 위스키와 굴비 등 값비싼 선물이 유행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고가의 선물들은 자취를 감추고 중저가 상품이 본격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90년대 후반 대형마트의 급성장과 맞물려 실용선물세트를 마트에서 사는 것이 보편화 됐다. 스팸, 식용유, 참기름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명절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전투식량에서 국민 명절 선물로…스팸의 신분상승=가공식품 명절선물 부동의 1위 스팸. 하지만 스팸이 처음부터 ‘선물’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육가공업체 호멜사가 1937년 출시한 스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으로 채택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 역시 한국전쟁인 1950년 미군을 통해 스팸을 접하게 됐다.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당시, 스팸은 부유층이나 미군부대와 연줄이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음식으로 대접받았다. 스팸이 대중화된 것은 CJ제일제당이 1986년 호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87년 스팸 생산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스팸은 초창기 미국 호멜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생산됐지만, CJ제일제당만의 까다로운 품질 관리로 오히려 스팸 제조기술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짠맛을 줄이고 믿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거쳐, 스팸은 더 이상 저렴한 캔햄이 아닌 프리미엄 캔햄으로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실제로 스팸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진천공장은 세계 어느 육가공 공장보다도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팸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받았고, 제조공정 역시 원료 선택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해 각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위해 인자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해 운영하고 있다.

원료는 법정 규격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입고한다. CJ제일제당은 화상검출기, 자석, 금속검출기, 열처리, 진공 검사, X-ray 검사 등을 거쳐 이물질이나 불량 제품이 발생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제품이 만들어진 후에도 미생물 분석은 물론 잔류 농약이나 중금속, 방사능 등의 위해 물질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검사한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밥 반찬’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이후 스팸은 진정한 명절 대표 선물로 거듭날 수 있었다. 2002년 배우 김원희를 모델로 한 TV 광고에서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카페를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광고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시선과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31주년 스팸…추석 선물 매출 1,300억원 눈앞=CJ제일제당이 스팸을 생산한 지도 올해로 31주년이 됐다. 지난 31년 동안 스팸이 판매된 개수만 약 11억개. 누적매출로는 3조 9,000억원에 육박한다. 후발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1등 캔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대목인 추석 명절을 맞이해 CJ제일제당은 스팸 선물세트를 포함 총 262종 950만 세트의 추석 선물을 준비했다. 이는 올해 설보다 10%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올해 추석 스팸 선물세트의 판매 목표는 역대 최대치인 1,300억 원. 실제로 2015년 추석에 820억원, 2016년에는 1,000억원, 지난해에는 약 1,1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스팸 선물세트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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