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으로 예전 사진들과 글들을 보게 되었다. 요즘에는 페이스북보다는 인스타그램을 더 많이 하는 트렌드라 페이스북은 정보를 알기 위한 수단일 뿐, 따로 활동을 하거나, 지난 게시물을 볼 일이 없었는데, 오늘 늘 비공개로 썼었던 예전 내 비밀 일기들과 누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공감되는 공유한 글들을 보니 그리운 추억들이 참 많다.
그때는 꽤나 심각하고 힘들었던 일들이, 지금 보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일들이 되었고, 귀여웠던 어린 모습에 웃음 짓기도 했다. 또 그때는 평생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로 지낼 것 같던 친구들과도 지금은 페이스북 친구인 거 외에는 연락하지 않게 되었고, 또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지나간 인연에 많은 감정을 소모하지 않으려 하지만, 오늘같이 문득 지난 시간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그 추억들이, 사람들이 참 그립고 씁쓸해진다.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금 속상한 일이 있었더라도 내가 조금 더 현명하고 의연하게 대처했다면, 지금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따른다. 하지만 지금의 좋은 인연들이, 과거의 나의 경험에 의해 만나게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그 아쉬움을 달랜다.
그동안의 수많은 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늘 변하지 않는 한가지는 항상 내 옆에 있어주는 소중한 가족뿐이라는 걸 또 절실히 느낀다. 내가 외로움에 슬플 때나, 행복에 눈물겨워 할 때나, 아플 때나, 항상 변함없이 날 누구보다 응원해주고 생각해주는 든든한 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사실 힘들다고 생각될 수 있는 일들도 크게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잘 견뎠고, 혼자 미국에 살고 있는 삶도 외롭다는 생각보다는 더 많이 성장해나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행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이 늘 곁에 있겠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더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지금 내 옆에 있어주는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들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또 꺼내볼 추억이 될 오늘을 더 따듯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오랜만에 본 페이스북은 다시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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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UC버클리 졸업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