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들이 원하는 노래방

2018-08-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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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내 일부 노래방들과 주류업소들의 불법·편법 영업행위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최근 강화되고 있다. 얼마 전 타운 내 한 노래방이 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 한인타운 노래방들의 영업실태를 보면 당국이 마음먹고 단속한다면 걸리지 않을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불법이 만연해 있다. 특히 도우미 알선은 가장 보편적인 불법행태이다.

노래방에 도우미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한미 간에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였다. 도우미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한인여성들 뿐 아니라 히스패닉, 러시아,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여성들이 도우미로 등장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면서 도우미 제공업체들 간의 영역다툼과 알력까지 생겨나고 있다.

불법과 탈법행위는 규제받지 않을 경우 갈수록 대담해지고 진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도우미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다. 30일자 한국일보는 영업허가 없이 퇴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타운내 불법 노래방 업소만 10여 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도우미 서비스를 넘어 성매매와 마약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인타운 유흥업소들은 한인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용과 소비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게다가 한류확산으로 한인타운 유흥업소들은 타인종들의 한류체험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한인업소들의 불법영업 단속은 타운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경찰이 자주 출동하다보면 오히려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3년 전 한인타운을 관장하는 올림픽 경찰서는 타운내 유흥업소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업주들은 경찰의 단속활동이 영업을 위축시킨다고 강력 반발했으며 이로 인해 경찰과 한인업주들 사이에 갈등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영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경쟁을 위해, 또 손님을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업주들은 불법영업의 유혹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떨쳐버린다면 더 이상 단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한인들과 타인종들은 가족 친구들과 건전하게 어울리고 싶어 노래방을 찾는다. 이런 사람들이 원하는 곳은 도우미들이 들락거리고 경찰이 들이 닥치는 그런 노래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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