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이밍의 재무설계

2018-08-03 (금) 제임스 최 아피스 파이낸셜 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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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의 재무설계

제임스 최 아피스 파이낸셜 그룹 대표

투자나 자산관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는 증시격언을 들어봤을 것이다. 투자에는 항상 손실리스크가 따르는 법. 분산투자는 가격하락기의 충격을 줄이고자 할 때 구사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흔히들 분산투자를 생각함에 있어 투자‘대상’에만 집중할 뿐, 투자‘시기’에 대한 고민은 깊지 않다.

대부분이 지금 당장의 시점에서 여유자금을 모두 나누어 한번에 깨끗하게 결론을 내버리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바로 부자와 빈자의 차이를 나타내는 하나의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데에 있다. 여유자금이 넉넉한 현명한 부자는 투자시기를 ‘몰빵’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여유가 있으며, 시장의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회가 왔다고 판단될 경우 무겁게 움직인다.

이들은 투자의 적기가 지긋이 타이밍을 기다리는 자의 몫이라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고, 그것이 내 주머니에 여윳돈이 생긴 시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 또한 깊이 인지하고 있다. 나는 나이고 시장은 시장인 것이다. 투자수익은 여유와 인내를 가지고 시장을 살피는 사람의 것이지 결코 내 상황에 맞추어 시장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기대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다. 심심치 않게 중장기적인 적립형 투자는 시장의 흐름과 큰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중장기투자 상품인 변액보험과 적립식 펀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검증되지 않은 말들이 쉽게 오고간다. 그러나 적어도 중장기 적립식 펀드나 주식투자를 권하고자 한다면 주식시장의 흐름이 어떤 근거에서 장기적인 상향곡선을 그릴 것인지에 대해 뚜렷하고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근거는 국가경제를 자산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건전한 실물생산경제와 고용시장의 논리로 바라볼 때 비로소 바로 세워지는 것이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채권시장, 금리 등 자산시장 전반에 관한 안목과 그 흐름에 어떤 기준을 갖고 접근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재무설계와 재무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부분이다. 투자는 시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살핌과 확신을 전제로 해야한다. 주식, 펀드, 채권, 보험, 예금으로 금융상품 몇 개 나눠 넣었다고 자금배분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진정한 분산투자는 투자대상과 함께 투자시기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한다. 여유자금이 생김과 동시에 이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당장 자산시장이 급등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긴다면, 당신은 아직 부자가 될 자격이 없다. 그것은 얼음처럼 차갑게 흘러가는 자산시장의 냉정함 앞에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이기자고 달려드는 얼치기의 호기에 불과하다. 머니게임에 뛰어들어 매일매일의 주식시장 이슈와 수급을 분석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장이 호황일때는 어린아이가 투자를 해도 성공한다. 다시말해 적어도 안정적인 재무관리가 이루어지려면, 경제전체의 흐름이 얼마나 건전하게 가고 있는지, 투자대상별로 시장의 흐름이 과연 가치에 기반해 성장하고 있는지, 아니면 투기적 유동성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지 정도는 볼 줄 알아야 한다.

시장이 호황일때는 어린아이가 투자를 해도 성공한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을 맞출수가 있다. 재무설계는 재무목표를 마음에 아로새기고, 그 목표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의미를 투자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그 순간, 당신은 ‘지금이라는 전제’ 위에 이루어지는 당신의 재무설계가 어떠한 경제적 환경에 근간을 두고 있는지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투자대상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불안한 이때, 재무설계에 있어서도 경제의 건전성과 기초체력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문의: (213)272-1780 jchae@apiis.com

<제임스 최 아피스 파이낸셜 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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