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아픈 삶을 감사로 생각하기
2018-08-03 (금)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탄생 후 처음으로 내지르는 울음소리를 시작으로 영원한 안식처로 갈 때까지 누구나 아픔에서 자유스러울 수가 없다. 주위에 아픈 분들의 소식을 종 종 듣게 되는 요사이 나 역시도 몸뚱이가 예전과 같지 않다. 지나간 세월 속에서는 바쁜 생활과 젊은 시절이라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 듯한 불편함도 한가로운 시간을 맞이한 요즈음은 다른 느낌이 든다. 혹시 병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근심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엊그제는 같은 모임에서 만나는 분이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오랜만에 돌아와서 반갑게 만났다. 늘 명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한 분인데 건강상 한동안 산행을 쉬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같이 산행을 하다가 생활이 바빠서 혹은 건강으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애틋한 심정으로 추억의 산행을 되새김질하는 요즈음 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그 누구라도 아픔을 안고 결국 거센 태풍에 고목나무 쓰러지듯이 떠나가는 삶이라 해도 지금 볼 수가 있고, 들을 수 있고,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하며 마음 편히 지내려 한다. 아이들이 떠나간 허전한 둥지에는 아직은 옆지기가 있으니 혼자가 아닌 것에 감사하고 더욱이 말동무가 되어 주니 고맙다. 웬만한 아픔은 무시하고 살아가자고 생각하지만, 간혹 슬금슬금 기어 나올 때 "아! 내 나이가 아파질 나이잖아” “이 정도면 아주 좋은 편이지"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 본다.
뒤돌아보면 '동'트기 전에 집을 나와 '달'을 바라보면서 집으로 향했던 20여 년간의 세월 속에 어느 때 편히 쉬겠나 하던 생각을 잊었나 싶다. 지금이 그토록 기다렸던 때인 줄 알아차리고 더없이 편안한 시간인 줄을 기억하며 지내야겠다.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생각과 행동에 적당한 쉼표를 얹고 마음에는 늘 푸근하고 평온함이 어우러진 생활이면 좋겠다. 그저 몸이 좀 불편하더라도 나보다 더 힘든 분들을 기억하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노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랑하는 친구들아!
몸이 좀 불편하더라도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며 오늘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방무심 / 프리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