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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내음 들이켜며 질주… ‘인천 2색’ 매력에 취하다

2018-07-06 (금) 글·사진(인천)=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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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내륙 여행지 골고루 품은 인천, 대무의도~소무의도 잇는 414m 인도교

▶ 섬 둘러보는 무의바다누리길 트레킹 묘미, BMW센터선 다양한 차량 주행체험 짜릿

바다내음 들이켜며 질주… ‘인천 2색’ 매력에 취하다

BMW드라이빙센터의 트랙을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 [사진제공=BMW코리아]

바다내음 들이켜며 질주… ‘인천 2색’ 매력에 취하다

소무의도에서 바라본 인도교.


바다내음 들이켜며 질주… ‘인천 2색’ 매력에 취하다

소무의도‘무의바다누리길’에 조성된 나무 데크길.


천의 경제발전 속도는 기세등등하다. 지난해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부산을 2배 이상 앞질렀고 30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 숫자는 대구를 따돌린 지 오래다. 이렇게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달려나가고 있지만 한편으로 인천은 해안과 내륙에 골고루 멋진 명소를 품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봄의 끝자락, 인천에서 신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도 구경하고 싱싱한 해산물도 실컷 맛보고 돌아왔다.

이번 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 선택한 곳은 소무의도(小舞衣島).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지만 과거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한 섬이다. 섬의 외양이 꼭 말을 타고 달리는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해서 붙은 이름이다. 면적이 1.22㎢에 불과할 만큼 자그마한 이 섬의 역사는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씨 성을 가진 한 남성이 딸 세 명과 함께 이 섬에 들어와 정착하면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이후 세 자매 중 한 명이 유씨 청년과 결혼하면서 ‘유씨 집장촌’이 형성됐다고 한다.

이 섬을 둘러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9㎞ 정도 떨어진 잠진도 선착장으로 향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배를 탄 뒤 대무의도 초입에 있는 큰무리선착장에서 하차했다. 이후 차로 10분 남짓 달리자 저 멀리 소무의도가 내다보이는 광명항이 나왔다. 지금은 대무의도를 통과해 소무의도로 건너가려면 반드시 배를 타야 하지만 내년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다리인 연도교가 개통하면 차편으로도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광명항의 정겨운 어촌마을을 지나 소무의인도교에 올라섰다.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소무의인도교는 대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414m 길이의 교량이다. 천천히 다리를 걷는 동안 훈훈한 봄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왔고 햇살은 투명한 바닷물 위에서 반짝였다. 마치 관객의 주의를 강렬하게 낚아채는 영화의 도입부처럼 본격적인 여행길이 시작되기도 전에 방문객을 들뜨게 만드는 장소였다.

소무의인도교를 건너오면 갈림길이 나온다. 쉬엄쉬엄 걸으며 섬 전체를 둘러보기에 딱 알맞은 ‘무의바다누리길(2.48㎞)’의 시작점이다.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하도정’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는 코스(8구간)가 나오며 왼쪽을 택하면 해변이 펼쳐진 코스(2구간)가 시작된다. 가파른 경사를 힘들게 올라간 뒤 하산할 때는 완만한 길로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 게 트레킹의 묘미라고 생각해 8구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 흐르는 땀을 식히며 하도정에서 오르자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우측에는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휴식을 취하고는 했다는 ‘해녀섬’이 있었고 저 멀리 영흥도의 모습도 얼핏 보였다.

이름만큼 늠름하게 해변에 우뚝 솟은 장군바위를 지나면 ‘명사의 해변길’이 나온다. 고즈넉한 풍광이 일품인 이 길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해변길은 썰물 때만 여행객들이 걸어서 지날 수 있으니 미리 조석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소무의도가 느릿느릿한 속도로 서해의 유려한 풍광을 감상하며 여유로움에 젖어들 수 있는 곳이라면 인천 중구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는 화끈한 속도감을 즐기기에 제격인 공간이다. BMW그룹이 지난 2014년 770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드라이빙센터는 주행 트랙과 브랜드 체험 전시장을 함께 갖춘 국내 유일의 자동차복합문화공간이다. 전문강사의 지도 아래 직접 주행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자동차 종류와 코스에 따라 적게는 2만원, 많게는 200만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있다. 주행체험을 하지 않고 전시관만 둘러보는 것은 무료다. 개장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이번 여행은 푸짐한 해산물이 준비된 맛집에서 마무리한다. 인천에는 추천할 만한 맛집이 차고 넘치지만 오늘은 영종도 인근의 소나무식당을 소개한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한 정식(소나무해물밥상)은 가격(1인 1만6,000원)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지만 여행 중 알차고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보장한다. 싱싱한 전복과 홍합·가리비와 각종 채소가 담긴 조개탕은 고추장을 듬뿍 넣어 비벼 먹는 밥과 썩 잘 어울린다. 비빔밥과 조개탕을 어느 정도 비우고 나면 칼국수 사리도 가져다준다. 물회와 새우튀김·해물파전 등 술안주로 그만인 메뉴도 많다.

<글·사진(인천)=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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