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주변 말만 믿고 에이전트 고르면 낭패

2018-07-05 (목) 준 최 객원 기자
크게 작게

▶ 시세분석 능력 없고, 협회가입 안되었으면 곤란

▶ 인근 주택 매매 담당했다고 하면 증빙자료 요청을


부동산 시장이 부동산 에이전트로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호황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에이전트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한 사람만 건너면 소개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에이전트가 주변에 흔하다. 그렇지만 정작 믿을만한 에이전트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주택 매매의 성패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아무 에이전트에게나 주택 매매를 쉽게 맡길 수 없다.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해서 모두 주택 매매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것은 아니다. 가장 유능한 에이전트는 고객의 필요에 잘 부합하는 에이전트다.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에이전트를 골라 낼 수만 있다면 주택 매매를 성공시켜줄 에이전트를 만날 기회도 높아진다. 인터넷 경제 매체 ‘러브 머니’(Love Money)가 자신과 맞지 않는 에이전트 유형을 알아봤다.

■ 시세 분석 능력 떨어지는 에이전트

집을 내놓기 전 적절한 시세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을 통해서 시세를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한 시세는 지역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서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한두 명 보다는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시세 상담을 받아보면 각 에이전트의 시세 분석 능력을 비교할 수 있다. 시세를 문의한 에이전트들 중 유독 한 에이전트가 제시한 시세만 동떨어진다면 시세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에이전트로 볼 수 있다.


다른 에이전트에 비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에이전트는 바이어들이 집을 보러 오는 ‘쇼윙’(Showing) 기회를 떨어뜨리는 유형으로 결국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쉽다. 반대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에이전트는 ‘일단 빨리 팔고 보자’라는 의도가 의심되기 때문에 셀러는 제값에 집을 팔 기회를 놓치기 쉽다.

■ 협회에 가입 안 된 에이전트

각 지역별로 부동산 에이전트 협회가 운영되고 있다. 협회에 소속된 에이전트는 협회가 제정한 규칙을 따라야 하고 위반 시 협회로부터 적절한 제재를 받기도 한다. 협회에 가입하려면 협회 규칙을 따르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 소속 에이전트는 에이전트로서의 최소한의 윤리 의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협회에 소속되지 않았거나 협회 소속이 아니면서 소속되어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에이전트는 협회 소속 에이전트에 비해 윤리 의식이 다소 결여된 에이전트로 여겨진다.

■ 광고비 요구하는 에이전트

부동산 에이전트는 주택 매매 중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수수료는 대부분의 경우 셀러가 지불하고 셀러와 에이전트 간의 합의에 의해 수수료율이 결정된다. 수수료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주택 거래 가격의 약 4~6% 선이 가장 흔하다. 수수료는 주택 매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지급되는 비용으로 에이전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수수료 외에는 셀러가 에이전트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없는데 만약 기타 비용을 요구하는 에이전트가 있다면 일단 주의해야 할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에이전트가 매물 사진 촬영, MLS 매물 등록비, 브로슈어 제작비 등을 자비로 부담하지만 이런 비용까지 셀러에게 요구하는 에이전트 행위는 적절치 않다.


■ 계약서 내용 제대로 설명 못하는 에이전트

에이전트의 의무 중 하나는 고객에게 계약서 내용을 철저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계약서 내용을 하나도 빠트림 없이 설명해야 하고 계약서 내용과 관련된 고객의 질문에도 철저히 답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두 설명과 다른 내용을 계약서에 은근 슬쩍 삽입해 고객의 서명을 받아내려는 에이전트도 더러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에이전트가 주택 매매에 실패해도 셀러가 수수료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나 바이어는 반드시 에이전트가 추천하는 대출 은행을 통해서 모기지 대출을 신청해야 한다는 황당한 내용이 적절한 설명 절차 없이 계약서에 포함될 수 있다.

계약서 검토는 에이전트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꼼꼼히 챙기고 에이전트의 설명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에이전트에게 적절한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 경력 ‘뻥튀기’하는 에이전트

리스팅 기회를 받아내기 위해 매매 기록을 뻥튀기하는 에이전트도 있다. 일반인들이 주택 매매 기록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 인근에서 매매된 주택을 자신이 담당한 매물이라고 속이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고객을 직접 집 앞까지 차로 운전해주며 매매된 주택과 관련된 정보를 설명해주면 에이전트의 말을 의심할 고객은 없다.

만약 인근 주택의 매매를 담당했다고 자신의 매매 기록을 설명하는 에이전트가 있다면 증빙 자료를 요청해서 확인한다. 증빙 자료를 적절히 제시하지 못하는 에이전트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에이전트로 분류해 피해야 한다.

■ 추천서 제시 못하는 에이전트

주택 매매 경력이 풍부해도 매매 결과가 고객에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유능한 에이전트가 아니다. 건축업자나 베이비 시터를 고용할 때 추천서를 요구하듯 에이전트를 고를 때도 과거 고객의 추천서가 확인되면 에이전트의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에이전트에게 과거 고객의 연락처를 요청해 만족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집을 매매한 이웃에게 에이전트의 평판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고 동네별로 주민들의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에이전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연락 힘든 에이전트

주택 매매가 요즘처럼 빠르게 이뤄지는 시기에는 에이전트와 고객 간의 긴밀한 연락이 주택 매매 성공을 좌우한다. 에이전트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고객에게 수시로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새로운 매물이 나왔거나 기존 매물이 팔렸을 경우 매매 가격 등 자세한 정보를 즉각 전달해 고객의 결정을 도와야 한다. 그런데 업데이트는커녕 고객의 연락에도 답변이 더딘 에이전트는 고객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질이 떨어지는 에이전트 유형에 더 가깝다.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