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같은 ABT 주연 신고식… LA 첫 무대에 너무 설레요”

2018-07-02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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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LA뮤직센터서 15일 ‘라 바야데르’ 공연 발레리노 안주원

“꿈같은 ABT 주연 신고식…  LA 첫 무대에 너무 설레요”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전사 솔로르로 주역 데뷔를 한 안주원씨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공연 모습. [사진 Rosalie O’Connor 제공]

“꿈같은 ABT 주연 신고식…  LA 첫 무대에 너무 설레요”

세계적인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ABT)의 한인 발레리노 안주원(25)씨가 LA뮤직센터 공연(15일 오후 2시)에서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그는 이번 시즌 ABT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발레 ‘라 바야데르’의 전사 솔로르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스타 남성 무용수가 절실한 ABT는 지난 시즌 발레 ‘해적’(Le Corsaire)에서 데븐 튜셔의 파트너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그를 자신만만하게 이번 시즌 주역으로 세웠다. 그리고 평단은 당연하다는 듯 그의 무대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고 공연이 끝나자 ‘최상의 솔로르’(Superb Solor)라는 찬사를 보냈다. ABT 코르드 발레(군무)로 입단한 지 4년 만에 정상급 발레리노 반열에 오른 발레리노 안주원씨와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LA 주역 캐스팅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LA공연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에요. ABT입단 이후 오렌지 카운티에서 공연한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 무대에만 섰는데 이번 시즌 LA에 가게 되어 저도 너무 설레입니다. 발레에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해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발레 ‘라 바야데르’(La Bayadere)의 전사 솔로르(Solor)로 주역 신고식이 치렀는데

▲지난 5월30일과 6월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극장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습니다. 준비를 많이 해서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첫 무대는 정말 아무 기억이 안나요. 그나마 옆에서 게스트로 와서 공연하고 있던 김기민(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형이랑 저와 같은 발레단 한성우(ABT 코르 드 발레) 형이 응원해주서 정신 차리고 무사히 끝냈습니다.

- 세계 정상급 발레단 무대에 주역으로 선 소감은

▲처음 공연 이야기를 들은 게 대략 6개월 전이었어요.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공연날짜도 3개월 후 일정이어서 마음에 확 와 닿지도 않았고… 그러다가 두 달 전쯤부터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ABT입장에서는 시간을 상당히 많이 준 편이래요. 굉장히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총 2회의 공연을 했는데 첫 번째는 기억이 안날 정도로 긴장했고 두번째는 첫 무대보다는 훨씬 쉽게 잘 마쳤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직도 무사히 잘 마쳤다는데 감사하고 무용수로써 좀더 발전한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낍니다.

- 함께 춤추는 파트너를 소개해달라.

▲ ‘라 바야데르’는 한 공연에 두 명의 파트너가 있습니다. 전사 솔로르(Warrior Solor)로 무대에 서는 제가 사랑에 빠지는 니키아(Nikiya) 역할과 국왕의 명령으로 결혼을 해야만 하는 왕의 딸 감자티(Gamzatti) 역할이죠. 니키아 역은 ABT 데븐 튜셔(devon teuscher)가 맡았는데 지난해 발레 ‘해적’을 공연할 때 파트너로 함께 했던 무용수에요. 그 밖에 다른 발레에서도 가장 자주 파트너로 맺어지고 있는 발레리나인데 지난해에 주역으로 승급했어요. 감자티 역할은 크리스틴 셰브첸코(Christin shevchenko)와 카산드라 트레너리(Cassandra trenary)랑 각각 한 공연씩 했어요. 두 사람 다 주역과 솔로이스트이고 이들과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처음 같이 춤을 추어봤죠. 둘 다 광장히 잘하는 무용수인데 같이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 한인 무용수들의 활약이 대단한데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노력과 열정이에요. 지금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을 보면 학교 다닐 때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아무래도 몸을 사용하는 직업이다 보니 역시 ‘꾸준함과 기다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신체조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신체조건보다는 노력과 열정이죠. 또, 몸의 크기는 작지만 한국인이나 다른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동양인들을 보면 요즘은 서양인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 몸이 예쁜 서양인들이 아직 더 많은 편이지만 신체능력은 과거보다 많이 따라왔어요.

- 2014년 ABT 입단 얼마 후에 코르드 발레로 소개됐다. 많은 노력이 따랐을 것 같은데

▲발레야 워낙 예전부터 해오던 거고 전 세계 어딜 가도 비슷하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다만 해외생활과 혼자 자취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미 ABT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서희(수석무용수) 누나와 발레단 동료 성우형이 있어서 적응이 훨씬 수월했어요. 본래 1년이 교육과정이었는데 6개월 후 곧바로 코르드 발레 명단에 올랐어요. 미국에 와서 가장 기뻤던 날 같습니다. <웃음>

- 2018-19년도 새롭게 준비하는 레퍼토리는

▲ABT가 새로 안무한 할리퀴네이드(Harlequinade)로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와 시카고 등지에서 공연할 계획입니다. (서부 초연은 OC 시거스트롬 센터에서 2019년 1월17~20일 예정이다)

■ 발레리노 안주원

원주 출생. 2006년 발레를 시작, 선화예고를 졸업했다. 2008년 서울발레콩쿠르 금상, 2011년 제41회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차지했으며 2012년 한국종합예술학교 무용과에 입학해 마리우스 프티파의 작품 ‘슬리핑 뷰티’ ‘파퀴타’ ‘레이몬다’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 등의 공연 무대에 섰다. 2012년 제25회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콩쿠르 시니어부문 3위, 2013년 뉴욕에서 개최된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금메달을 수상해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후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 발레 ‘라 바야데르’

‘인도(힌두사원)의 무회’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La Bayadere)는 루드비히 밍쿠스의 음악에 맞춰 프랑스 안무라 마리우스 프티파가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만든 3막 발레다.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데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숨 쉴 틈 없는 춤의 향연을 펼친다.
ABT의 LA뮤직센터 공연은 오는 13~15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3회 열린다. ABT 수석무용수인 한인 발레리나 서희가 니키아로 등장하는 공연은 14일 오후 7시30분, 한인 발레리노 안주원이 전사 솔로르로 등장하는 공연은 15일 오후 2시. 티켓 문의 (213)972-0711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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