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조형에 담은 내면의 공간… 토마스 폴 파인 아트 21일 개막
김원경 작가 대형 조각작품‘인생-입구 II’(2006, 왼쪽),와 ‘내면의 공간-일출’(2018).
‘합’(Synthesis)의 조각가 김(장)원경씨가 토마스 폴 파인 아트 초대 개인전을 연다.
오는 21일 개막해 9월7일까지 웨스트 할리웃에 위치한 퍼시픽 디자인 센터 내 토마스 폴 파인 아트에서 열리는 김원경 초대전의 제목은 ‘내면의 공간’(Inner Space)다.
이번 전시회에서 금속조형 작품 시리즈로 보여주는 내면의 공간은 작가가 ‘살며 사유하며 지켜나간 내 안의 작은 공간’을 뜻한다. 가정과 작업,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지키려는 작가의 욕심이 시각적으로 만들어낸 이중성이다. 삶의 양극적 요소를 대비시켜 그 충돌로 파생되는 아름다움으로 시각적 작품성을 극대화시키려는 작업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내는 영원한 주제라고 김원경 작가는 밝히고 있다.
김원경 작가는 일본 조각의 거장 세키네 노부오와 나란히 ‘2002 부산 비엔날레’에 참가하면서 한국 미술계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부산 암남공원에 영구설치된 환경조형물 ‘터로서의 몸-합’(Body as a site-Synthesis·2002) 이후 한국에서 전시활동을 했다. 한국 내 12곳에 대형 조각을 세웠고 대학 강의를 다니느라 미국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갖기 좀처럼 힘들었다는 김원경 작가는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메이저 갤러리 토마스 폴 파인 아트의 초대를 받게 되어 전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대 미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고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꿈을 접었다. 그리고 다시 늦은 나이에도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원에 진학해 창작활동에 몰두했다.
김원경 작가는 “실질적으로 삶에 맞닥뜨려 가며 가정생활과 사업을 하면서도 조그만 내면의 공간을 품고 글 쓰고 생각하며 꿈을 키워 갔었다. 그러다가 30대 후반에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원 과정을 등록해 본격적인 작가의 세계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2006년 학고재 갤러리 초대전 ‘대비의 미학’(Beyond the Aesthetics in Contrast)에 부쳐 장동광 미술평론가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금속조형으로 탐색하는 ‘유기적 신체’에의 꿈”이라고 표현했다. 또 장동광 평론가는 ‘대비의 미학 너머’ 작가가 가졌던 강렬한 열망 가운데 하나로 ‘금속재료가 가진 색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함’을 강조하며 표면착색을 통한 영구한 빛깔로서 ‘파티나에의 천착’을 통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채 표현이 실현되었음을 짚어냈다. 이 파티나에의 천착으로 인해 이번 전시회에 걸리는 그의 최신작 ‘일출’(Inner Space-sunrise)은 청동과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졌음에도 표면을 흐르는 색감이 레드와 블랙으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블루 문’(Inner Space-blue moon) ‘보름달’(Inner Space-full moon) 그리고 ‘데스틴드(Inner Space-destined) 시리즈’ 역시 다양한 표면의 색채가 마치 물결처럼 금속표면을 흐른다.
작가 노트를 보면 김원경 작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는 평평한 평면 상자 안에 살과 살이 맞부딪히며 나타나는 유기적인 라인을 대비시키거나 인공적인 구조물에 인체를 삽입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사용할 인체 부위를 선정할 때 흔히 작품에 쓰이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손목이나 손등, 손금, 비계살이 겹치는 부위까지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생명을 부여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소외된 인간, 동물, 간과된 사물 등에 주목하여 모든 존재의 의미를 포용하고 작업에 투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롱비치 디자인 센터 갤러리(2000)와 도쿄 갤러리 큐(2001), 서울 학고재 갤러리(2006) 초대전에 이은 네 번째 개인전으로 ‘인생-입구’(The Life-portal·2006)과 ‘내면의 공간’(Inner Space) 시리즈 등 25점을 선보인다.
개막 리셉션은 오는 21일 오후 5~9시30분 토마스 폴 파인 아트(Thomas Paul Fine Art 8687 Melrose Ave. Suite B275). 작가 홈 페이지 artwonkyungkim.com
●김원경 작가의 약력
서울대 미대와 칼 스테이트 롱비치 미술대학원 졸업. 2002년 부산 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 초청작가, 2005년 모산 국제 조각 심포지엄 초청작가. 롱비치 ‘합’(Hap: Synthesis) 개인전, 도쿄 갤러리 큐 초청 개인전, 서울 학고재 초청 개인전, 가나아트 플레이스, 미국, 캐나다 등 순회전을 비롯해 다수의 그룹전 참가. 안양 호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청담동 대림 e편한세상, 동경 하네기 미술관 등이 작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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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