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합창

2018-05-30 (수) 12:00:00 이혜숙(SV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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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텔레비전, 인터넷 등 매스컴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음악회서 합창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파트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합창은 그야말로 감동적이다.

금요일 오후 한인 커뮤니티센터 합창시간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참석한다. 학창시절 배운 가곡과 옛 가요 등 여러 장르의 노래를 즐겁게 부르면서 모두들 그리운 청춘시절, 아련한 기억들로 빠져든다.

넬라판타지아, 사랑을 위하여,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선구자, 보리밭, 바위섬, 홀로아리랑 등의 노래는 즐거울 때 부르면 즐거움이 더해지고 답답할 때 부르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노래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고마운 친구이자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늙지 않는 묘약이 될 수 있다.


요즘 자주 부르는 곡은 이수인의 작시 ‘내 맘의 강물’이다.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 그날 그땐 지금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 새파란 하늘 저 멀리 구름은 두둥실 떠나고 / 비바람 모진 된서리 지나간 자욱마다 맘 아파도 / 알알이 맺힌 고운 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 그날 그땐 지금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한소절 한소절 노랫말을 곱씹어 보면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다. 나이들수록 옛 생각이 절로 나서일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곤 한다.

또한 학창시절 음악실에서 함께 웃고 즐겁게 노래 부르던 친구들과 선후배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박자와 음정을 맞추려고 친구들과 애쓰던 나날은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했다. 꾸준한 연습 속에서 우리는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

합창은 다른 사람의 소리와 조화로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를 드러내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절제와 조화가 빚어내는 화음의 예술이라 청중들의 감동을 자아낸다.

영롱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삶을 멈추지 않는 일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자 행복을 누리는 활동이다. 합창의 밑바탕은 사랑, 배려, 양보, 협력, 화합이다. 음악수준이 전문가급이 아니라면 어떠랴, 합창하는 사람들의 영혼이 맑아진다면 그 노래는 이미 훌륭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혜숙(SV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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