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엄마는 나의 미래

2018-05-10 (목) 12:00:00 김주성(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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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달력을 보니 5월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이 온 것이다. 5월은 날씨도 좋고, 이런저런 행사들도 많고, 아이들도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바쁜 달이다. 그래도 5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버이날이 아닐까.

오늘은 우리 엄마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엄마는 그 시대 보통의 엄마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분이셨다. 엄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엄마는 어린 나와 동생에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이야기해주셨다. 나중에 엄마는 그 재능을 살려 스토리텔링을 공부하셨다. 마지막 발표 수업을 위해 식구들을 다 모아놓고 ‘주먹 대장’ 이야기를 연습하기도 하셨는데 그 이야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또한 가끔 교회 특별 행사날 엄마는 여전도회 연극 시나리오를 쓰셨는데 나중에 이모에게 전해들으니 사람들 배꼽이 빠졌다나…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산타클로스를 믿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산타 할아버지는 동생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느랴 바빠서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부모님께 선물을 받으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나는 정말 그 편지를 산타 할아버지가 보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훗날 엄마에게 그 편지의 진실을 들었는데 엄마가 왼손으로 편지를 쓰고 크리스마스 씰을 붙여서 보낸 것이었다. 그 사실에 가슴이 얼마나 아팠는지…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나 힘들었던 순간들을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내 옆에서 나를 위해 조언해주고 때론 묵묵히 지켜 봐 주던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항상 내 편이었고 내가 하는 말이나 모든 결정을 믿고 지지해주셨다. 엄마의 그런 절대적인 믿음과 사랑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었고 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가끔 엄마에게서 내용물보다 소포 비용이 더 드는 이상한(?) 소포가 온다. 상자를 열어 내용물들을 꺼내다 보면 엄마의 나를 향한 크고 작은 사랑에 웃음이 나온다. 어느덧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땐 나 때문에 엄마가 많이 힘드셨겠구나, 이럴 땐 참 기쁘셨겠구나…’ 항상 꿋꿋이 자신의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던 엄마. 나도 우리 엄마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김주성(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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