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통치 방식이 군주제다. 물론 역사속에서 여러 형태의 공화제나 민주제도도 있었다. 그러나 군주제가 가장 강력하게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지속이 되었다. 특히 조선의 군주제는 500년이나 지속이 되었고 그 앞의 왕조인 고려도 400년을 넘겼다. 군주제 즉 왕이나 황제국가가 그렇게 강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물론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군주제 이외의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왕조가 수 백 년 지속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있다. 바로 교육이다. 이른바 제왕학이다. 특히 조선왕조는 국가 통치 이념으로 유학(주자의 유학)이었다. 조선의 철학, 법, 학문, 문학, 예술, 도덕 등 모든 것이 유학의 지도 이념에 근거해서 이론화 체계화 되어 국가 통치의 모든 기준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국가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왕과, 왕세자들에게 최고의 엘리트 교수들이 교육을 했다. 그래서 그들은 국가를 오랫동안 통치할 수 있었다.
미국은 민주주의 종주국이다. 241년전 많은 나라들은 왕정이거나 그에 가까운 국가였다. 오래된 대륙의 국가들끼리 전쟁을 하는 통에 미국은 더욱더 확고한 민주주의 제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미국의 민주주의가 방황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의회는 민주당 공화당의 힘에 의한 대결의 장이 되었고 산적한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선거 때마다 미국의 문제를 진단해서 개혁을 하겠다고 하지만 늘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개혁 할 시기를 놓치고 개혁의 내용은 만성화된 문제가 되어 버린다.
이런 미국의 민주주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모두다 워싱턴 아웃사이더에 열광했다. 그리고 공화당은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후보로 선출했고 민주당은 버니 센더스의 돌풍을 현실정치인들이 제압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워싱턴 인사이드인 힐러리를 후보로 선출했다. 유권자들은 역시 워싱턴 아웃사이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강력하게 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성실히 지키기 위해서 의회를 무시하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만성적인 문제들에 칼을 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대통령들과 틀리게 자신이 정한 방향만을 고집하고 의회와 장관들 하고도 상의를 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을 집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 보좌진들과 상의하거나 의회와 협력해서 뭘 하려고 해도 어차피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트럼프 대통령은 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것이 될지 아닐지는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민들은 분명히 미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개혁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에 심각한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어느 세력이건 마찬가지다.
건국 241년을 맞는 미국의 민주주의 작동이 위기이다. 민주주의 종주국으로서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공화제가 표류하는 사이 공화제를 무력화 시키면서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와 함께 3두정치로 만들었다가 다시 카이사르(시저)자신의 권력으로 집중시켰다가 그의 양아들 옥타비아누스에 이르러 공화제를 완전히 황제국가로 탈바꿈 시킨 로마의 역사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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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