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a Quip / 재담(才談) 하나

2018-04-07 (토) 12:00:00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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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is divided between Inviters and Invitees.

이 세상은 초대하는 사람과 초대받는 사람으로 나뉜다.

'큅'이란 재치있는 표현. A quip is a witty expression. 한마디로, 재담(才談). 마크 트웨인, 죠지 버나드 쇼, 또는 요즘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이 모두 재담가들에 속하지요. 번득이듯 '반짝!'하는 기지(機智). '싸캐즘'[sarcasm] 속엔 빈정거림이나 비꼼이 가득하지만, 그저 'quip'이라 말하면 촌철살인의 지혜와 익살이 잘 버무려진 제법 고상한 입담.


"Never put off till tomorrow what you can do the day after tomorrow." 모레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마크 트웨인의 큅. 뭔말? "Go to Heaven for the climate, Hell for the company." 좋은 날씨라면 천국에 가라; 동료라면 지옥 갈 일이지. 아뿔싸!

내친김에,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재담은? "We don't stop playing because we grow old; we grow old because we stop playing." 나이 들어서 그만 노는 게 아니다; 그만 노니까 나이 드는 게지. "Beware of false knowledge; it is more dangerous than ignorance." 틀린 지식을 조심하라; 무지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에 무더기로 희생당하기 십상인 민초들을 향한 적시타!

The world is divided between Inviters and Invitees.

이 세상은 초대인과 피초대인으로 나뉜다.

트웨인 또는 버나드 쇼 못잖은 동네 이웃이 한분 계십니다. 매주 화요일 이곳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칼럼을 쓰는 분인데, 흔히 "Dr. C"라 불리는 닉 호프[Nick Hoppe]. 거의 트웨인 급 재담가. 털털한 웃음 사진에 이끌려 자주 읽는 그분 칼럼, 이번 주엔 아예 작정한 듯 "Dr. C에게 물어 보세요" 상담을 싣고 있네요.

2018년 4월 3일 화요일 "Datebook" 섹션 맨 뒷면에 실린 Hoppe 칼럼 소제목은, 'The doctor has all the answers."뭐든 물어보란 겁니다. 마침 '피드몬트 거주 파티걸'께서 여쭙니다. 초대한 어떤 사람들은 곧 회답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답이 없으니 어쩌죠? 무답자들은 뺄까요?

"Dr. C"는 마침 잘 물었다며, 그러잖아도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소통] 석사논문 주제가 바로 그거였다네요. 그러면서, 나온 ‘큅’이 바로 이 세상엔 딱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것: 초대인[Inviters]과 피초대인[Invitees] 뿐이란 것. 즉, 일 벌이는 쪽과 그저 참석하는 쪽, 그렇게 두 부류의 인간들이 존재할 뿐. 그러면서, "Dr. C" 본인 역시 ’일 벌이고’ ‘초대하는’ 부류의 '파티걸'[Party Girl] 편이라며, 초대해도 감사할 줄 모르는 부류는 그저 잊으라는 암시로 맺습니다. 초대할 줄도 모르고, 초대해도 음답할 줄도 모른다면, 딱히 말해 무삼하리오! 그런 뜻이죠.


The world is divided between Inviters and Invitees.

이 세상은 초대하는 사람과 초대받는 사람으로 나뉜다.

카테고리를 지어 범주를 긋고 이리저리 구별하는 건 편합니다. 사람의 인지/사고체계를 간소화해주기 때문이죠. 흑백논리가 팽배하는 이유 또한 그렇습니다. 너와 나를 가르고 우리와 저들을 가르듯 이분법은 늘 편합니다. 그런데, 이분법은 대략 다 틀립니다. 흑백 사이의 더 큰 회색을 놓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재미있고 영특한 이분법은 종종 유쾌한 해법으로 다가옵니다. '초대하는 자'와 '초대받는 자'의 이분법 또한 그 둘도 아닌 어떤 중간이 있을 법 하지만, 사실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 아닌게아니라 너와 나 누구든 그 둘 중 하나더라?

아침신문 "Datebook" 섹션.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지면. 그저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그만인 칼럼 하나에 매달려 천착해본 이유는? 가볍지만 깊은 '재담 하나'[a quip]에 그만 '필'[feel]이 꽂혔기 때문. Inviters and Invitees? 둘 뿐이라? 얼핏 아닌 것 같은데 사실 맞잖은가! 그리고, 그런 이분법이 커뮤니케이션 학 석사논문 주제로까지 승화(?)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릎을 탁~! 치게 된 것. Kudos to you, Dr. C!  Cheers!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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