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2018-03-15 (목)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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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한국 여성들이 아기를 낳지 않는다. 작년 신생아 수가 35만7,700 명으로 예년보다 12% 감소했다고 한다. 1900년대에는 연간 100만 명의 아기를 낳았다. 지금은 출생률 1.1%로 여자 1명이 아기 1명을 낳는 폭이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10년 내에 한국 인구는 감소세로 들어선다. 출산 연령이 급속하게 고령화 되고 있다. 엄마가 되는 평균 연령이 31세이다. 한국 정부는 해마다 126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출산 독려와 육아 원조를 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로 출산율은 낮아지기만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사교육비 등 아이 양육비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거기에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집값은 계속 오르고, 이전에는 결혼과 출산을 여자의 필수적인 의무처럼 생각하였는데 지금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 사항으로 생각하는 풍조여서 출산이 저조해진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거의 전형적 가족모델이 해체되었고, 출산은 국가문제가 아니라 개인문제라는 인식이 출산율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몇 가지가 한국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선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먹고 살기도 벅찬데 아이를 낳아 키우자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사교육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니 아이를 낳아 고등학교까지만 마치게 하려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또 여성의 사회참여이다. 옛날에는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였다. 즉 집안을 지키는 ‘안사람’으로 불렸고, 남자만을 ‘바깥양반’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여자도 남자처럼 취직도 하고 사업도 하여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바깥사람’이다.

사회의식의 변화도 한 몫 한다. 혼인과 자녀 출산의 가치에 대한 사회의식이 달라졌다. 지금은 결혼도 꼭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출산도 의무로 생각하지 않는다.

보육시설의 부족도 이유이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급격히 변화하였다. 그러면서 인구의 인동이 많다. 그러면 거기에 준하여 탁아 및 보육시설이 건설되어야 하는데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고, 아이 낳는 것을 재삼 생각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혼인율이 저하된 것은 가장 근본적 원인이다. 아예 결혼을 안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1990년대에는 연간 약 40만 건의 결혼이 있었는데 2000년대에는 30만 건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니 아이도 안 낳게 되고,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초등학교들이 생겨난다.

이러한 한국 사회에 어떤 대책이 요구되나? 첫째, 정부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즉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복지사회 건설의 필수적 요건이다. 둘째, 여성들의 ‘일과 가정’ 양립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아이도 낳아 키우면서 직업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는 문제이다. 셋째, 결혼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계몽하여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다자녀 가정에는 세금을 대폭 낮춰주는 정책을 펴고 있고, 육아휴직 후에 이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법도 있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과거의 산아제한 정책에서 출산독려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출산휴가를 충분히 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전쟁 중 일본은 인구가 부족해지자 ‘ 낳자 늘리자!’를 국민운동 표어로 내걸었었다.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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