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화가 일상이 되는 공간, 젊은 세대 위한 배움의 터전” E. K. 아트 갤러리 앤 러닝 센터 유니스 김 대표

2018-03-01 (목)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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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일상이 되는 공간, 젊은 세대 위한 배움의 터전” E. K. 아트 갤러리 앤 러닝 센터 유니스 김 대표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문화센터 건립을 단계적으로 실현시키고 있는 E. K. 아트 갤러리 유니스 김 대표. <박상혁 기자>

“한인들의 문화수요를 충족시키는 ‘아트와 컬처’를 한 곳에서 누리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이 될 것입니다”

유니스 김 E. K. 아트 갤러리 대표가 추진해온 한인타운 문화센터 건립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현재 아트 갤러리와 사진 스튜디오로 사용 중인 건물을 철거하고 4층 높이의 모던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외관으로 새롭게 건축될 ‘E. K. 아트 갤러리 앤 러닝 센터’(E.K. Art Gallery & Learning Center)이다. 이런저런 제약이 많고 받아야 할 퍼밋도 많은 재건축인지라 건물 매입을 완료하고도 2년 반이라는 기간이 소요됐지만 유니스 김 대표의 문화센터 건립에 대한 의지는 견고했다. 지난달 23일 강태호 화백 초대전 ‘나의 집은 어디인가’가 열리고 있던 갤러리에서 유니스 김 대표를 만났다.

“커뮤니티의 문화·예술 중심지가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배움의 터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유니스 김 대표는 지난 달로 40년을 해온 패션 비즈니스를 정리했다.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었지만 두 아들 모두 가는 길이 달라 이민의 터전이었던 사업체를 떠나보내고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문화센터 건립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재건축에 필요한 퍼밋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 건물 철거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연극 ‘심청전’ 공연(4월28일)과 디지털 아트 쇼(6~7월)가 잡혀있어 공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갤러리와 강의실, 카페가 있는 곳

김 대표가 펼쳐보인 E. K. 아트 갤러리 앤 러닝 센터의 조감도는 인상적이다. 그녀가 지닌 디자이너로의 감각이 인테리어에 반영되어 현실과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었다.

우선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E.K. 아트 갤러리’는 3층에 자리잡는다. 1층은 패티오가 있는 갤러리 카페와 리테일 샵, 주차장이 들어서고 2층은 아트와 포토 강좌는 물론 쿠킹 클래스를 운영할 수 있는 강의실과 작은 도서관, 주차공간, 그리고 4층은 아티스트를 위한 스튜디오들이다.

한국에서 주부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백화점 문화센터처럼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게 해줄 2층이 1만6,000스퀘어 피트로 가장 넓고 1층과 3·4층은 각각 1만2,000스퀘어 피트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전반적으로 모던하면서 세련된 외관은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기만 한 크렌셔 블러버드 주변을 문화·예술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충분하다.

보존구역과 어우러진 건물

김 대표는 “건물 매입을 하고 보니 주변이 옥스포드 스퀘어 보존 구역으로 묶여 있어 건물 높이나 조경 등에 제약이 많아서 설계에 공을 많이 들여야 했다. 또,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문화센터 건립인데 외관에 한국적 문양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조언도 많아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원래 이 장소는 LA한인타운의 대표적 유흥업소 ‘두발로’였다. 김 대표가 유흥업소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E. K. 아트 갤러리를 개관하자 LA타임스는 ‘한때 클럽을 방불케 했던 LA한인타운의 보라색 건물이 변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집중 조명했다.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타운내 무차별적인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내 커뮤니티를 위한 문화예술 공간 설립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고, 예술에 관심 있는 주민들은 유흥업소로 대표되던 건물이 커뮤니티에 개방되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비전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미국 간 아트 교류의 장

“한국 작가들을 미국 화단에 소개하는 한·미 아트 교류의 장이 되고 LA작가들에게는 더 많은 전시 기회를 제공해야죠”

유니스 김 대표는 아름다운 풍경을 신비롭게 표현하는 ‘자연을 찍는’ 사진작가다. 지난해 7월 E. K. 아트갤러리에서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 자연 앞에 서다’(Nature·Light·Color)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던 사진클럽 ‘더 빔’의사진가 6명 중 한 사람이다. 2016년 설립된 ‘더 빔’(The Beam)은 광활한 대륙을 다니며 카메라 렌즈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담는 10년 전후의 경력 사진가들 모임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컬버시티의 유명 갤러리 로버트 그래함에서 초대전 ‘그림자 속 꿈’(Dream in Shadow)을 통해 미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찍은 작품들을 전시했다.

문화 예술에 대한 열정 공유

예술은 삶에 대한 또 다른 열정을 품게 한다. 김 대표가 자신이 바라본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어 전시회를 열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했듯이 많은 아티스트들이 E. K. 아트 갤러리에서 생각을 나누기를 원한다.

“앞으로 3년이 빨리 지나가 완공된 문화센터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풀어놓고 싶다”는 김 대표가 훗날 개관할 문화 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복합 문화공간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해줄지 상상만으로도 기대감이 충만해진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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