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In the Lord / 주(主)님 안에서

2018-02-24 (토) 07:34:34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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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 in the Lord with all your heart.
주님 안에서 마음을 다하여 믿으라.

믿습니까? 믿~씁니다! 진짜 믿습니까? 진짜 진짜 믿~씁~니다! 주여~! 주여~~! 그렇게 통성기도(通聲祈禱)하는 장면은 크리스천들의 모임 가운데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제각기 소리내어 다같이 믿는다 외치는 기도. 과연 뭘 믿는다는 걸까요?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짧은 신앙 고백: "당신은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16] Thou art the Christ, the Son of the living God. 바로 이 핵심 문구 안에 기독교인의 모든 믿음이 요약됩니다.


예수님은 기름부음 받은 자, 즉 히브리어로는 메시아요 희랍어로는 그리스도입니다. 인류의 구원주 그리스도가 곧 나자렛 예수라는 고백. 나아가, 그분은 곧 늘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거룩한 고백. 배타고 고기잡던 어부 베드로의 입에서 이토록 수준 높은 고백이 나온 까닭은? 예수님 스스로 일러 주시네요.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We trust in God.
하나님 안에서 믿나이다.

믿~씁니다! 진짜 믿~씁~니다! 주여~! 주여~~! 그렇게 통성기도하는 크리스천들은 진정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늘 내주(內住)하시는 성령을 통해 믿고 사는지? 먼 옛날 지구 상에 나타나신 예수가 바로 '하나님의 어린 양'[the Lamb of God]으로 우리 모두의 죄를 지고 죽으신 구세주라고 믿는지? 나아가, 예수님은 스스로 늘 "I AM"이신 바로 그 하나님이란 것도 믿는지?

물 위를 걷고, 성난 파도와 태풍을 달래며, 물로 포도주를 빚고, 병든 이를 고치며, 악령을 쫓아내고 심지어 죽은 이도 살리는 'miracle-maker’ 예수님. 사람으로 태어나는 과정 또한, 이미 예정된 '여자의 씨'가 성령의 힘으로 육화되는 신묘함! 결국 사람의 아들된 몸은 십자가 위에서 죽지만, 아담 이후 사형선고된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이 모두를 한 점 의심없이 진짜진짜 믿~씁니까?

사실은, 솔직하게 모든 걸 다 얘기 그대로 믿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영접해 '구원'받은 뒤, 그렇게 믿으며 살다 죽은 후 천국 간다는 정도라도 믿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데 ...... 그게 아니랍니다.

Trust in the Lord with all your heart.
주님 안에서 마음을 다하여 믿으라.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바로 이런 말씀 때문에 화들짝! 다시 깨어나는 것. Not every one that saith unto me, Lord, Lord, shall enter into the kingdom of heaven; but he that doeth the will of my Father which is in heaven. 주여 주여 통성기도 열심히 해서 천국 가는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하시네요.

그저 천국 가겠다는 '욕심'(慾心)에서 나온 믿음(?)은 이미 선량한 믿음이 아니니라! ‘예수천국/불신지옥’을 믿는 것 만으론 부족하니라. '예수님의 믿음'[the faith of Christ]이 필요하니라. 'Faith in Christ'가 아니라 'Faith of(!) Christ'입니다. 예수님 스스로 견지하셨던 그 믿음. 예수님 스스로 아버지를 믿고 사셨던 믿음. 바로 그 '예수님의(!) 믿음'은 믿음 플러스 ‘닮음’이 수반되는 법.

그런데, 그게 우리 힘으론 안 된답니다. 그래서, We trust in God. 이 말의 핵심은 전치사 하나로 모아집니다. "We trust God."가 아닙니다. "We trust in(!) God."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믿을 때 비로소 주님 뜻대로 사는 삶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는 말씀대로 살게 됩니다.
믿~습니까? 예, 진짜 진짜 믿~씁~니다! '주(主)님 안에서' 마음을 다하여 믿기 때문입니다. We trust in God! 하나님 안에서 믿기 때문입니다. Shalom!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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