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 지역에 거주하는 박신애씨가 정신병원 간호사로 10년간 근무하며 겪은 경험을 ‘보랏빛 눈물’ 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박신애씨는 박목월 시인으로부터 추천받아 등단한 시인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했다. 현재 재미 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그동안 신문 등에 기고한 작품들을 모아 총 6권의 책을 출간한 바 있다.
현재 은퇴자 커뮤니티 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고향에서 타향에서’,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 오르지 않으리’, ‘엄마는 요즘 그래’, ‘지평선’, ‘너무 멀리 와서’, ’그리움의 그림자’ 등을 출간한 바 있다.
‘보랏빛 눈물’ 은 자신이 돌보았던 정신질혼 환자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병동소설로서, 정신병동이라는 특수한 의료 현장에서의 체험의 소회들을 틈틈이 기록해 나가고 있다.
올해 팔순인 저자는 병동을 꽁꽁 둘러친 철조망을 거둬내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의 충격적인 실상을 통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고뇌와 투쟁을 남다른 필체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을 대하는 병원 스태프들의 태도, 약에 방치되거나 항정신병 약물의 부작용 등 현대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모순과 사회제도를 고발하고 있으며, 미국 사회의 깊은 내면을 엿보게 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복잡한 생활환경 속에서 혼돈과 고통을 겪으며 어느 정도 우울증을 앓고 산다는 저자는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 때문에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트라우마를 겪기도 하고 더러는 피폐해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정신적 타격으로 손상을 입기도 한다고 책 속에서 밝히고 있다.
더러는 망상에 빠지고 반사회적 인격장애자가 되거나 정신분열에 빠지며, 치매, 우울증, 자살 충동, 사회 공포증, 폭식 장애, 자해 등 치명적인 상황에 이르러 병원 신세를 지고, 더러는 감옥처럼 철망이 쳐진 정신병동에 격리된 채 남은 생을 그곳에서 갇혀 살기도 한다는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기 힘든 숨겨진 세상이지만 현 사회 어느 한 곳에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기에 보고 느낀 것을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책을 쓰게 됐다”고 저술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소설은 인간에 관한 이야기로서, 소설을 통해 벼랑 끝에 놓인 사람들과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다. 특히 저자 박신애씨는 간호사가 되어 철조망에 가려진 정신병원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매일매일의 기록으로 남기며 고귀하고 장중한 느낌을 주는 ‘보라색 눈물’을 통해 결국 저자 자신이 그들을 향해 흘리는 눈물로서, 정신 줄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던 그들을 대신해 항변하고 있기도 하다.
존엄성을 가진 인간존재로서 세상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며 무엇인가에 늘 공포를 느끼는 우리의 가족, 이웃 그리고 우리 자신일 수 있는 환자들의 소외된 삶은 ‘절규’와도 맞닿아 있으며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금기의 영역이 아님을 경각시키게 한다.
‘보랏빛 눈물’은 네비게이션을 잃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경각심과 함께 복잡한 현대 사회, 붕괴된 가족 등 삶의 무수한 키워드로 현대인을 진단하며 우리가 배척하고 도외시했던 이들을 얼마나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되물으며, 창살 밖 우리 모두 올바른 마음과 육체와 영혼의 연결로 편안하고 안전하길 기원하고 있다.
‘보랏빛 눈물’ 에 대한 문의는 북산책 출판사(대표 김영란 - 408-515-5628), 작가 박신애(916-585-9172), 산호세 종교서관(408-246-2300)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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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